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3. 행복의 지름길

기자명 법보신문

불행의 대부분은 후회서 비롯
과거에 대해 집착할 필요없어
매순간마다 항상 최선 다할뿐


2012년 임진년이 지나갔습니다. 나는 언젠가 불자들에게 이런 법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나간 일에는 후회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고칠 수 없습니다. 불행의 대부분이 후회에서 비롯됨을 아는 순간, 우리는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디게 될 것입니다.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실체가 없는 것에 마음을 쏟고 있는 것 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2013년 계사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더 나은 한해가 되기 위해서는 후회보다 자신에게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생에는 선연(善緣)과 악연(惡緣)이 있습니다. 착한 인연은 선업(善業)으로 인해 얻어지며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만 비로소 맺어집니다. 그러므로 내가 이렇게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것도 우리 불자회원들과 내가 선연으로 만난 큰 인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인연으로 인해 75차례의 순례를 함께하면서 참으로 많은 선행을 실천하며 인연을 쌓아 왔던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지난 2010년 5월에 있었던 일로 기억합니다. 한 다문화 가정 여성의 이야기가 방송에 나와 많은 사람들을 눈물짓게 했던 것입니다.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소년소녀 가장에게 장학금 지급, 효행상 시상, 다문화가정과 결연 맺기 등 불가를 넘어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눈여겨 본 한 SBS가 특집 다큐멘터리를 기획했었습니다.


당시 나는 이주민 여성과 함께 캄보디아의 친정집을 방문하는 것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5년 만의 나들이라 그녀는 들떠 있었고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에 도착한 그 날, 친정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망연자실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이주여성의 아버지의 영혼이 머나먼 한국에 있는 그녀를 부른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천도의식을 하였습니다. 이 장면을 티브이로 지켜본 많은 분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행복한 사회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듯 사회의 소외된 약자를 안아 주고 보듬어 주는 일입니다. 이제 한국사회는 더 이상 우리들만의 세상이 아닙니다. 이주자가 10만여 명이 넘어 서고 있고 그들의 자녀 또한 한국의 일원으로 받아드려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세상의 한쪽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이러한 편견을 ‘108 다문화 인연맺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해소해 줄 수 있고 또한 이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다는 것을 보여 준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내가 산사순례를 마치면 사찰의 이름이 새겨진 염주를 하나씩 하나씩 나누어 주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선행을 통해 얻은 염주 한 알은 부처님과의 행복한 인연 맺기의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 담긴 뜻은 헤아릴 수 없이 깊고 오묘합니다. 그 속에는 부처님의 마음과 온 우주의 진리가 들어있으며 지극 정성 불자들의 서원이 깃들어 있습니다.

 

나는 손에 손을 잡고 순례를 나서는 회원들을 볼 때마다 진정한 불교 수행자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선한 마음으로 국토를 사랑하고, 농민을 사랑하고, 군 장병을 사랑하고, 불우한 이웃들을 사랑하며 자신의 삿된 마음을 한 달에 한번 씻어내고 선업을 쌓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불교 신행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선묵 혜자 스님

이 모든 것이 세상을 바꾸는 행복한 인연입니다. 우리는 2013년 1월 파주 고령산 보광사를 시작으로 한 해의 순례를 나설 것입니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