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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엄경 정행품에 대해

기자명 도암 스님

매순간 산란해진 마음 단속하는 법

용수보살의 교만함 일깨워

 

대방광불화엄경은 여러 경전 가운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대승경전을 의지해 수행하는 사람은 화엄경을 비켜갈 수 없다.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받는다. 화엄경은 우리 같은 평범한 중생을 대상으로 설해진 것이 아니었다. 부처님은 성도하고 21일 동안 삼매에 들어 있었다. 화엄경이 설해진 기간은 14일 혹은 21일이다. 전하는 경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삼매에 들은 상태에서 삼매의 경계에 참여한 보살들을 대상으로 설법한 것이라는 데는 일치한다. 화엄회상에서 설법을 들은 이들 가운데 대룡보살이 있었다. 그는 화엄경을 기록하여 그 기록물을 용궁에 보관하였다.


이렇게 중요한 화엄경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부처님 멸도 후 600년, 용수보살에 의해서다. 용수보살은 매우 총명하였다. 불법을 만나기 전에 세상의 모든 경전과 학문을 익혔다. 세상에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교만심에 빠져 있었다. 용수가 교만심에 빠진 것을 보고 대룡보살은 연민심을 일으켜 용수를 용궁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세 가지 화엄경을 보여주었다. 용수의 교만심은 사라지고 불법의 위대함과 광대함에 놀라고 환희하며 올바른 발심을 하게 되었다.


화엄경은 부처님 멸도 후 아난존자의 암송으로 결집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용수보살이 지은 것이지 부처님 설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용수보살은 초지보살이다. 화엄경은 초지를 넘어 등각 묘각의 경지를 설한다.

 

증득한 자가 아니면 설할 수 없는 내용이다. 용수보살은 초지를 증득한 보살이고 초지보살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경험범위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성인의 말씀은 듣는 즉시 이해할 수 없어도 수행과정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조사 대덕들의 한결같은 경험을 통한 증언이 많이 있다.


화엄경은 근본법륜이라 한다. 8만 4천 법문이 모두 화엄경 안에 요약되어 있고 여래의 궁극의 경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인 경전이다. 이경을 듣는 근기는 십주이상의 법신보살이다. 우리는 집착과 분별 망상의 번뇌와 습기가 두텁다. 수행력에서는 비교가 안 된다. 삼매의 힘도 약하거나 없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근기하고는 상관이 없는 경전인가? 그렇지 않다. 범부중생은 매 순간 자신만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기적인 입장에서 자신과 주변과의 관계를 해석하고 행동한다. 그 결과가 서로의 고통을 늘려가는 것인데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알아차려도 내려놓지 못한다. 화엄경의 내용은 배워서 사람의 스승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 모범이 되는 행이란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모범이 되는 생활행동이 다른 많은 이들에게 스승이 되는 것이다. 불보살의 생활행동은 이타적이다. 이타적인 생활행동을 구체적 상황 속에서 완벽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화엄경이다. 법신보살은 큰마음을 쓰는 보살이다. 우리는 큰마음을 쓰는 보살은 되지 못해도 큰마음을 쓰는 범부는 될 수 있다.


큰마음의 범부란 불보살과 같은 목표와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자기의 생활행동을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려는 마음이다. 그 시작점은 이타적인 마음이다. 그것도 평등을 바탕으로 한 이타심이다. 평등을 바탕으로 진실하고 정성스러워야하고 청정해야하며 자비스럽고 지혜스러워야 한다. 좋은 인에는 좋은 과가 따른다. 인과의 도리를 깊이 이해하고 평등한 바탕에서 이타심을 일으켜야 한다. 이 마음이 보리심이다. 보리심을 일으키면 번뇌가 두터워도 보살이 된다. 큰마음의 범부는 화엄경을 배울 수 있는 근기가 된다. 이 큰 마음이 바탕이 되면 경을 수지독송하는 정도에 따라 점점 더 불보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보리심은 보살도의 핵심

 

정행품은 화엄경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가운데 십신위의 수행단계에서 실천하는 내용이다. 정행품을 간단하게 해석하면 청정한 행위 혹은 청정한 수행을 말한다. 이품의 요지는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매 순간 생기는 일에 따라,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단속하고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력을 세우는 내용이다.


▲도암 스님

우리는 현실에서 어떤 일을 당면하든 그것을 모두 긍정적인 원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정행품은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41가지 발원 방식으로 무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일상의 생활을 의미 있고 훌륭한 수행시간과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함께 읽으며 의미 있는 인연을 갖기를 발원한다.


송광사 강주 도암 스님 doam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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