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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번뇌 지우는 길

기자명 법보신문

시련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정성스런 걸음에 성지도착
걸음걸음은 업장씻는 도구


올겨울은 유난히도 춥다고들 합니다. 기록적인 한파 때문에 ‘108산사순례’의 여정 또한 결코 만만찮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많은 버스가 한꺼번에 일시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혹여 노(老) 보살님들이 산길을 오르다가 빙판이나 눈길에 넘어져 다치지는 않았는지, 산사순례 일정동안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난 6년 동안 단 한번의 사고도 없이 순례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부처님의 가피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인생은 참으로 아득한 길입니다. 제가 산사순례 회원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인생이란 어차피 하나의 순례이며 이를 통해 하심과 자비심을 배우는 길이라는 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순례를 통해 배우는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산사순례를 통해 그동안 참으로 많은 선행을 실천하여 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선행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복을 구하는 길이며 진정으로 내가 부처의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자신이 부처임을 알고 스스로 깨닫는 것보다 더 큰 지혜는 없습니다. 부처인 사람이 어찌 거짓이 있을 수 있으며 남을 해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이 부처임을 깨닫는 것보다 더 큰 깨달음은 없습니다.


108산사순례는 곧 내가 부처임을 알게 하는 길입니다. 순례를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참회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순례를 떠나서 지난 한 달간 ‘잘 살았는가, 못 살았는가’를 살피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습니다. 참회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순례자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잘 모릅니다.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선행을 실천해 자신이 부처임을 깨달은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까?” 남의 모습만 보고 자신을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순례를 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순례에 함께 하신 모든 이들이 바로 보살이며 부처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을 맞이하기 전 모든 것을 버린 뒤 봄볕에 다시 잎을 피어내는 나무처럼 이렇게 맑은 마음으로 선행을 실천하다 보면 어느 날 우리에게도 행복이 가득 피어 날 것입니다. 아직도 적지 않은 시간이 우리들 앞에 남아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대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또한 가지려 하고 있지 않나요? 명예가 높다고 돈이 많다고 그들이 나보다 행복하다고 믿는 것은 나를 불행으로 빠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108산사순례를 통해 얻은 것은 바로 마음의 행복입니다.

 

▲선묵 혜자 스님

우리는 지금 2013년 계사년 새해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실천했던 것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기도하고 공양하고 복을 짓는다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큰 가피를 얻을 것입니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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