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5. 파주 고령산 보광사

기자명 법보신문

계사년 새해 뜻깊은 첫 순례 
초발심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
인류 평화 위해 기도하는 여정

 

파주 고령산 보광사에서 제76차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올해 첫 순례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기승을 부리던 겨울한파도 다소 누그러진 탓에 순례를 나선 우리 회원들의 표정 또한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묵은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넉넉한 마음으로 찾아간 보광사는 며칠간의 폭설로 인해 눈 속에 잠겨 있어 더욱 고즈넉했다.


산사입구에 도착하자, 보광사 주지 청호 스님과 대중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마중 나온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하얀 눈꽃을 덮고 쓴 앙상한 겨울나무와 산새소리, 범종소리, 바람소리 등 산사의 풍경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우리 108산사순례 보현행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그 순간 나와 회원들은 폭설이 만든 아름다운 절경(絶景) 속에 그만 갇혀 버렸다.


나와 주지스님이 부처님 진신사리가 든 황금향로를 안고 일주문을 지나 앞으로 나아가자 회원들이 일렬종대로 뒤를 따랐다. 한발 한발 내 딛을 때마다 발끝에 밟힌 눈이 바스락대었다. 참으로 맑디맑은 고요소리였다. 경내에 들어서자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조선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들어난 대웅보전과 부처님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원들이 곧 자리를 잡고 천수경 독경과 사경, 나를 찾는 시간인 입정에 들어가 눈을 감고 두 손을 합장하자 차갑고 신선한 겨울바람이 가볍게 뇌리를 때렸다. 아마 모두들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이다. 그 바람소리는 마치“그대들은 보광사에 잘 왔다”는 부처님의 법언(法言)으로 들렸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울리는 모든 소리들은 부처님의 그윽한 법언 다름 아닐 것이다. 회원들은 108참회문을 읽으며 곧 기도에 들어갔다.


‘이 세상 모든 존재와 현상은 항상 변하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에는 실체로서 내가 없다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괴롭다는 것이 근본진리임을 명심하겠나이다.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의 근본진리를 알아 번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겠나이다. 모든 번뇌는 무명으로 인해 생김을 명심하겠나이다. 모든 괴로움은 욕망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명심하겠나이다. (나를 찾는 기도문 4절~9절)


그렇다. 우리가 부처님의 위대한 법문인 삼법인 즉,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의 근본진리를 깨닫는다면, 모든 번뇌와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욕망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를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받아 드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한 달에 한 번씩 산사순례를 하는 목적이다.


나는 기도를 마친 뒤 올해 첫 법문을 하였다.


“계사년 첫 순례를 왔습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6년여 전 순례를 해야겠다는 발심을 하고 통도사에 첫 순례의 발걸음을 내 딛었듯이 항상 그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러한 발심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런 대장정을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참으로 뒤돌아보면 먼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길이 남아 있고 그리고 나아가야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순례를 떠났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이 순례는 단순히 나와 우리 회원들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웃과 나라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 함께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선묵 혜자 스님

법회를 마치고 군장병 사랑, 다문화인연 맺기, 효행상, 108선묵장학금, 108약사여래보시금 수여행사를 가졌다. 돌아오는 길, 회원들은 농협중앙회에서 마련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 들러 특산물들을 샀다. 마지막 날, 주지 청호 스님은 북한 동포 돕기 공양미 300석 모으기에 40kg, 27가마를 도와주셨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