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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에 청력상실…심장수술까지

  • 교계
  • 입력 2013.02.12 12:54
  • 수정 2013.02.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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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돕기 캠페인

다문화가정 세살박이 미소양
경제 상황 악화로 치료 포기
평생 걷지못할 가능성 높아

 

 

▲ 3살인 미소는 아직도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한다. 미소를 안은 손 위로 굵은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미소(3)의 입에서 침이 흘러나왔다. 허공에 고정됐던 눈이 이곳저곳을 훑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을 뒤집으려 했지만 약한 근육은 몸의 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미소가 내뱉은 알 수 없는 소리는 곧 침울한 공기 속에 파묻혔다. 변변한 세간 하나 없는 텅 빈 거실 바닥을 굴러다닐 수밖에 없는 어린 몸은 이미 오래전에 굳어버렸다. 지체장애에 지적장애, 청각장애, 그리고 심장병까지 앓고 있는 미소의 하루는 한없이 더디기만 하다.


미소는 2010년 7월,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소가 태어나기 한 달 전, 의사는 아이의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이라는 소견을 전했다. 산모가 위험하니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였다. 미소의 심장은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바로 수술을 해야 했지만 생후 3개월까지는 몸이 여물지 않아 여의치 않았다. 4개월이 돼서야 핏덩어리의 가슴을 칼로 찢고 심장의 구멍을 막을 수 있었다.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트럭운전사인 남편은 한 달에 130만원을 버는 것이 고작이었다. 수술비와 치료비 등으로 모아뒀던 돈을 모두 써버린 후에는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소는 또래 아이들보다 발육이 현저히 느렸다. 단순히 심장수술의 부작용으로 여겼고 병원을 찾아 작업치료와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을 실시했다. 한 달 치료비만 100만원이 들었다. 미소의 상태는 제자리걸음이었지만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갔다.


그동안 남편이 일터에 나가면 아내는 집에 남아 하루 종일 미소를 지켰다. 아내는 미소를 낳고 3년 동안 집에 붙어있다시피 하며 아이를 돌봤다. 그 모습을 딱하게 여긴 남편이 아내를 고향으로 보냈다. 2주 동안 고향에서 머물다 온 아내는 한국에 돌아온 날 저녁, 가방을 싸들고 집을 나가버렸다. 어린 미소를 등에 업고 동네방네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 보육시설에서도 미소를 맡으려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았다.


지체·청각·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것은 그때였다. 병원에서는 지속적인 치료를 권했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돈이었다. 미소를 돌보기 위해 직장마저 그만둔 상황에서 치료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지금 물리치료를 받지 못하면 평생 걷지도, 일어서지도 못한다고 했다. 청각기능 역시 정상의 1/10 수준으로 수술을 위해서는 5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차가운 바닥을 뒹구는 미소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현재 미소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 후에는 물리치료라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미소가 어떻게 커갈지,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참 동안 미소를 바라보던 아버지 손헌기씨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미소는 그런 아버지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 몸을 뒤척였다. 미소를 위한 한국불자들의 자비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032-01-183035 (주)법보신문사. 02)725-7014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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