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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재단, 이번엔 라오스 오지학교 개보수

  • 해외
  • 입력 2013.06.05 13:01
  • 수정 2013.06.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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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오지 방문해 장학금 협약체결
캄보디아 씨엠립 마을에 쌀 1톤도 보시
정부교과서 3000권과 학용품 나눔실천

 

 

 

 

캄보디아와 네팔 등 제3세계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호희망재단(이사장 월서 스님)이 최근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자비 나눔행을 실천했다. 


팔순의 노구에도 월서 스님은 5월25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옹트 사원을 방문하여 퐁 사마르 종정을 예방해 오지마을 학교 개보수 및 장학금 지급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5월29일에는 캄보디아 오도르민째이주(州)에 있는 오지마을 안롱 벵 고등학교에 방문해 정부교과서 3000여권과 학용품을 전달한데 이어 캄보디아의 씨엠립에 있는 빈민촌 시오르 크램 마을에 들러 쌀 1톤을 보시했다.

 

제3세계 오지마을 구호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월서 스님과의 일문일답.

 

▶ 불교국가인 라오스의 종정 스님을 만나고 돌아오셨는데 종정 스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지난 5월24일 출국해 라오스 비엔티엔에 있는 옹트 사원을 예방해 퐁 사마르 종정 스님을 뵈었습니다. 전 국민이 불자인 라오스 국민들에게 종정 스님은 가장 존경받고 있는 인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55세 전후인 라오스에서 종정 스님의 세납이 98세임에도 무척 정정하고 청정해 보이셨습니다.

 

▶ 라오스 방문 목적은 무엇인가요?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라오스 종정과 종교국 행정 책임자를 만나 여러가지 구호활동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라오스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아이들의 교육환경과 스님들의 열악한 수행환경이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학교를 설립하는 것보다 우선 낡은 학교들이 많아 이를 개보수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붕이 낡아 비가 오면 내부가 아수라장이 되고 화장실이 없어 위생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존 학교 중에서 지붕에 물이 새는 등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 몇 곳을 선정해 개보수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 라오스 대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과 스님들을 위해 컴퓨터를 지원할 계획이신데요,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라오스 종정 스님과 종교국 관계자들로부터 인재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1년간 500달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선 라오스 종교국과 종정 스님이 추천한 대학생과 스님 등 20명을 선정하여 3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종정 스님이 계신 옹트 사원에서 스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컴퓨터였습니다. 기실 컴퓨터는 라오스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교육 기자재입니다. 종교국을 방문해 보니 중국에서 보내온 한자로 된 경전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읽을 줄을 몰라 그대로 쌓아두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스님들 역시 이 경전을 번역하고 독경하고 싶어 했습니다. 종교국 관계자는 부처님이 남기신 경전들을 라오스 언어로 번역을 해야 하는데 컴퓨터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 세납이 팔십이신데 올해 네팔 오지마을과 라오스 그리고, 캄보디아를 다녀오셨습니다. 힘드시지 않으신가요?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 고행 길이었습니다. 40도가 넘는 캄보디아 오지마을의 학교까지 가는데 왕복 10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나니 금세 피곤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슬퍼졌습니다. 그들의 교육환경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습니다. 자꾸만 노승의 어린 시절과 겹쳐 보였습니다. 제3세계 어린이와 스님들이 노승과 한국의 불자들이 정성껏 배포한 교과서를 갖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 구호 활동에 나선 특별한 계기기 있으신가요?
팔십이 되고 보니 이제 무거운 종단의 소임을 모두 내려놓고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2월7일 캄보디아 승왕 텝붕 스님 초청으로 프놈펜 승왕청을 방문했다가 캄보디아 오지마을 학교 교과서 보급을 요청받았고 승왕 스님의 간곡한 요청에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큰 보람을 느꼈지요. 오지마을 학생들을 만나면서 진정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깨달았습니다. 구호활동을 통한 보람이 큰 만큼 고통도 컸습니다. 네팔의 오지인 히말라야에 있는 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갔다가 차가 고장이 나 24시간 동안 산악에 갇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어쩔 수 없이 헬기를 타고 돌아왔지요. 오지마을 구호활동이란 게 그 만큼 어렵지만 보람도 큰일이라는 점을 가슴에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 캄보디아의 오지마을 고등학교에 교과서를 배포하고 빈민촌에 들러 쌀을 지원하고 돌아오셨습니다. 그 동안의 구호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작년부터 시작했는데 약 3만부의 정부교과서를 배포했습니다. 선생님들만 교과서로 가르치고 학생들은 책 없이 눈과 귀로만 배우는 학교가 많아 특히 교과서 지원이 시급했습니다. 아마 캄보디아 오지마을 전체를 지원하려면 약 100만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건상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교과서를 지원하면 학교에 비치해 두고 대대로 물려주면서 공부하고 있어 특히 교육효과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캄보디아 정부의 교육지원은 없는 상황인가요?
인재 양성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것이니 만큼 100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잘 세워 진행해야 합니다. 캄보디아 정부와 승왕인 텝붕 스님도 이러한 사실을 절감하고 있지만 재정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인구의 40%가 14세 미만의 아이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교육입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듯이 교과서 후원은 평생 실천해 나갈 작정입니다.

 

 

 


▶ 요즘 스님들이 국제구호사업을 많이 하시는데 천호희망재단의 활동이 남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구호단체나 스님들의 활동 역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구호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실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며 실제 그 도움이 현지 사람들과 어린이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에 느낀 점은 많은 국제 구호사업이 있음에도 구호활동 인근에 여전히 지옥같은 고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씨엠립의 한 오지마을에 가서 쌀 1톤을 지원하고 돌아왔는데 뼈가 앙상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가엾은 그들을 이대로 두어야 하나’ 하는 절망감이 들었지요. 오후에는 현지 어린이들을 위한 국제구호기관을 갔었는데 그곳은 정말 천국이었습니다. 두 곳을 방문해 보니 무척 안타깝다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지옥의 아이들에겐 하루 지낼 양식이 절실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 나눔의 활성화를 위해 하시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
인드라망이 열려야 한다. 그래야만 차별과 경계의 걸림없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락해 질 수 있습니다. 국제구호사업은 바로 인드라망입니다. 평생 부처님의 제자로 살아왔으니 이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면서 보시행으로 회향하는 것이 이생의 목표입니다. 인드라망의 완성은 수많은 나눔의 손이 십시일반 동참할 때 가능합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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