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제자론
42. 제자론
  • 법보신문
  • 승인 2013.10.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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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제자는 대부분 어부
신심에 비해 의리는 부족
부처의 제자는 수도 많고
스승에 대한 신뢰가 강해


인류의 스승인 성자나 현인들 밑에는 그들을 따르는 제자가 있다. 예수 역시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성인에 비해 예수는 제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시몬, 요한, 가롯 유다, 마태, 도마 등 12사도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대부분 신분이 낮고, 갈릴리 지방의 어부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재벌이나 학자, 정치가, 관리 등 당시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한 명도 없었다.


‘마가복음 2장’에 따르면 예수가 길을 가다가 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던지는 시몬과 안드레를 보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모든 걸 버리고 예수를 쫓아 갔다고 전한다. 으뜸 제자라 할 수 있는 요한과 야고보 역시 고기를 잡다 예수의 말을 듣고 따라나선 인물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훗날 예수를 팔아먹은 가롯 유다를 빼놓고는 모두 겸손하고 순종적인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제자들은 그 믿음의 깊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지도자를 지키고 보호하지는 않았다. 제자들은 예수가 빌라도로부터 잡혀가 죽음을 당할 때 한 결 같이 모습을 감추고 예수와의 관계를 부인한다. 누구 한 사람도 예수를 변호하려 한다든가 동행하려 하지 않았다. 베드로의 경우 예수를 체포하러 찾아온 로마군에게 ‘나는 예수를 전혀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을 하였다. 물론 후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목숨을 걸지만 예수 생전의 제자들은 매우 나약하고 비굴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예수는 제자들의 이 같은 모습이 안타까웠을까? 십자가에 매달려 죽을 때 하늘을 향해 저들을 용서하라고 절규한다.


예수에 비해 부처님의 제자들은 그 수가 대단히 많다. 아라한과를 성취한 제자들만 해도 1250명이나 되니 기타 제자들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을지 짐작할 수 있다. 500명이 한꺼번에 출가를 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도 하고, 한 가족이 모두 출가하여 교단에 들어오기도 한다. 심지어 부처님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만 듣고 제자가 되는 예도 있었다. ‘초전법륜경’에 따르면 부처님은 교진여를 비롯한 다섯 비구들에게 법을 설하자 곧 아라한과를 성취하고 제자가 된다. 아난존자는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감동이 일어 그 길로 가족을 버리고 출가를 했다. 제자들의 유형에 있어서도 여러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로는 성스러운 브라만과 왕족 출신이 있는가 하면 아래로는 천민과 노예족 출신도 있었다. 직업도 다양하여 사제, 관리, 부호, 상인, 은행가, 농부, 기술자, 학자 등이 있었고 심지어 기녀들까지 제자가 되었다. 이들 제자들 중에는 부처님으로부터 특별히 인정을 받아 10대 제자라는 호칭을 받은 이들도 있다.


부처님 제자들이 예수의 제자들과 다른 점은 성품이 모두 순수하고 믿음이 강한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어떤 제자는 출가는 했지만 부처님이 가르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교단을 탐내던 제바달다가 그랬고 떼를 지어 다니면서 말썽을 파우던 여섯 비구도 그랬다. 어떤 제자는 부처님의 설법을 잘못 해석하기도 했고 금지시킨 계율을 깨뜨리거나 교단의 화합을 저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핵심 제자들은 부처님 재세 시는 물론 입멸 후에도 결코 부처님에 대한 의리와 신뢰를 져버리는 일이 없었다. 부처님의 생애가 예수처럼 혹독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부처님의 제자들은 끝까지 부처님을 외면하거나 변절하지 않았다.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부처님 인격의 완전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제열 법사

기독교 성서와 불경에 비친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기독교의 제자들은 항상 어떤 감정과 상황에 휩싸여 행동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성이 없고 어딘가 쫓기는 듯 하는 분위기이다. 이에 반해 부처님의 제자들은 감정과 상황보다는 사색과 명상에 잠겨 행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열  법림법회 법사 yoomalee@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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