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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출가 동자승‘열풍’

기자명 심정섭

‘봉축 띄우기’ 효과 만점

포교사 역할 톡톡…“수단-도구화 경계”지적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기출가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동자승 열풍이 일고 있다. 삭발하고 승복 입은 천진한 동자승 모습이 각종 방송·신문매체를 통해 연이어 보도되면서 대중적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고 불교를 알리는 효과가 높아지자 참여 사찰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동자승은 지난 99년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첫 선을 보여 국내 각종 언론매체와 외신의 주목을 받고 텔레비전 광고(CF)에까지 등장하면서 부처님오신날을 널리 알리고 봉축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러한 동자승 열풍은 올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봉은사, 부산 내원정사, 대구 동화사 등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10여 개의 사찰에서 50여 명의 동자승을 탄생시켰고, 예외 없이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봉축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다.

동자승의 천진불 이미지가 이처럼 사찰을 찾는 불자들과 일반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포교사의 역할로 승화되고 지역사회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기 시작함에 따라 곳곳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벤치마킹 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동자승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동자승 단기출가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사찰들은 초기의 단순한 봉축 분위기 확산에 머물지 않고 이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현안을 불교적 시각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동자승들을 통해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조계사는 지난해 2002년 월드컵을 맞아 동자승들과 주한 외국인 어린이들의 축구경기를 마련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대회를 널리 홍보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을 찾아 종교간 평화와 화합의 모습을 보였고, 환경수호를 위한 정진 현장을 찾아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온 국민에게 알리며 어른들의 시각에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것들을 새롭게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의 성격을 뛰어넘어 국가적·사회적 이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불교의 사회참여 폭을 넓히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동자승들의 이러한 긍정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어린이에게 불교 인연을 맺어주는 것’이 근본적 운영 목적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포교 프로그램으로의 정착이 시급한 때라는 지적이다. 조계사 동자승 지도법사 명선 스님은 “출가체험은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 불자로서의 삶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동자승을 통한 과도한 홍보나 역할 주문을 경계했다.

동자승 프로그램과 관련 도심포교에 전념해온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 스님(전 통도사 부산포교원장)은 “단기출가 어린이들을 수단이나 도구화하지 않고, 불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동자승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새로운 포교방법으로 구체화할 때라고 지적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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