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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간화선

기자명 이재형
  • 수행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천년간 검증된 깨달음의 용출구

최근 ‘수행열풍’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종 출판서적이나 학술세미나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인터넷 수행동호회와 불교전문수행단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또 사찰마다 주말수련회, 철야정진 등 수행프로그램을 확대·강화하고 있으며, 그 방법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불교수행법부터 남방전통의 수행법, 새롭게 등장한 제3수행법까지 각양각색이다.

본지에서는 창간 15주년 및 5월 15일 하안거 결제를 맞아 간화선, 염불(선), 주력, 절, 계율 및 참법, 사경, 사불, 위파사나, 제3수행법 등 현재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교수행법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는 ‘한국불교 수행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가부좌로 화두 잡고 하루 4시간 수면

“본래 모습 찾아 사상의 대전환 추구”

지난 5월 15일(음력 4월 15일) 전국 90여 개에 선원에서 1800여 명의 스님들이 일제히 하안거 수행에 돌입했다. 지난 동안거에 이어 선방에 다시 가부좌를 튼 이들 스님들은 화두(話頭)를 붙잡고 하루 평균 3∼4시간의 수면만을 취하며 생사를 뛰어 넘기 위한 3개월간의 치열한 수행정진에 돌입한 것이다. 또 스님들에게 뒤질세라 재가불자 3000∼4000명도 시민선방 등에서 하안거를 맞아 전국 40여 곳의 시민선방 등에서 가행정진을 하고 있다.

안거 때를 비롯해 이들 스님들과 대다수 재가자들이 보편적인 수행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간화선(看話禪). 간화선은 조계종과 태고종에서도 주된 수행으로 채택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적인 수행 방법이다.


삶-죽음에 대한 실존적 물음

간화선은 말 그대로 화두나 공안을 깊이 참구함으로써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이다. 즉 궁극적인 것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문제제기를 통해 ‘극적 전환’(돈오)에 이르는 방법인 것이다. 동국대 교수 성본 스님은 “선은 부처님과 조사들의 가르침에 의지해 각자 스스로 인간의 근원적인 본질을 깨닫고 그러한 자각적인 자아를 평범한 우리들의 현실생활에서 인격적인 생활로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보조사상연구원 실장 인경 스님은 간화선을‘삶과 죽음에 대한 실존적인 자기 물음’으로 정의한다.


임제-대혜 스님 거쳐 확립

자기의 존재를 묻는 질문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또한 앞으로도 변함 없이 유지될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며, 그 영원한 물음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도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간화선이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간화선은 수행의 어렵고 쉽고 하는 방법적인 문제를 떠나 절박한 생존의 자기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이 인경 스님의 설명이다.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에서 완성된 간화선은 단순한 정신집중이나 번뇌를 없애기 위한 여느 수행법들과는 달리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깨달음의 세계를 구현하는 생활의 종교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에 온 인도 바라문 출신의 달마대사로부터 비롯돼 혜능, 임제 스님 등을 거치면서 확립된 간화선은 송나라 대혜 스님 때 이르러 크게 일어났다. 그리고 이러한 수행법이 고려 보조 지눌 스님과 태고 보우 스님에 의해 우리나라에 정착되고 조선시대 지엄 스님과 서산 휴정 스님 등으로 선맥이 이어지다가 경허 스님에 의해 다시 한 번 간화선의 중흥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맥을 이은 서옹, 월하, 관응, 법전, 원담, 송담, 보성, 범룡, 정일, 진제 스님 등 선사들은 간화선이 오늘날까지 부동의 한국불교 제1 수행법으로 인정받도록 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매번 1800여 명의 수행자들이 참여하는 안거를 제외하더라도 수많은 수행자들이 ‘이뭣고’ ‘無자 화두’ ‘만법귀일’ ‘마삼근’ ‘뜰 앞의 잣나무’ 등 화두를 풀기 위해 가열찬 수행정진을 하고 있다. 특히 제주 남국선원, 갑사 대자암, 백담사 무금선원 등에서는 ‘이 자리에서 깨치지 못한다면 죽어도 일어서지 않으리라’는 각오로 문을 걸어 잠근 채 정진하는 무문관 수행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수행체계확립-대중화 과제

그리고 최근에는 수행자들의 전유물처럼 간주되던 간화선이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특유의 매력과 함께 마음의 평화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까지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추세다. 각화사선원장 고우 스님은 “간화선은 자신이 본래 모습을 찾음으로써 사상의 대전환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간화선은 10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검증된 탁월한 생활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날 간화선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간화선에 대한 잇따른 비판에서 알 수 있듯 부족한 선지식의 공백을 대신할 수 있는 수행체계의 확립과 대중화의 노력은 한국 간화선이 극복해야 할 커다란 과제로 남아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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