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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어서 좋은 점

기자명 한주영
동생 태어나도 여전히 느릿-소극

판이한 둘째 보며 부모 편견 변해


동생이 태어난 후 민규는 느린 것은 여전했지만 많이 의젓해졌다. 터울이 많이지면 형제간에 친구 같은 정은 부족하겠지만 우선 엄마 입장에서는 아주 편하다. 민규에게는 거의 손이 갈 필요가 없어 나는 둘째 아이만 돌보면 되었다.

이제 민규가 아홉 살 민서가 세살.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동생이 생긴다고 사회성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민규와 너무나 다른 민서를 보며 민규에 대한 우리들 부모의 마음이 달라졌음을 알게 되었다. 민규의 단점이라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그다지 문제로 보이지 않게 된 것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가 완벽하기를 원했었던 것 같다.

민규는 과자를 주면 언제나 하나만 집어먹는다. 그리고는 노느라고 한참 후에 돌아보면 다른 아이들이 다 먹거나 차지한 후였다. 그런데 민서는 언제나 두 개를 집어 양손에 하나씩 들었다. 그리고 뭐든 한 움큼 있는 힘껏 쥔다. 의사표현이 확실해서 좋고 싫은 게 분명하다. 반면 민규는 어떤 것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는데 생각이 많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적극적이고 야무지고 독립적이고 욕심 많은 민서와 소극적이고 어설프고 의존적이고 욕심 없는 민규.
이렇듯 둘이어서 좋은 진짜 이유는 부모가 한 아이에게만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다. 아이가 여럿이 있으면 부모의 기대도 자연스럽게 나누어진다. 물론 부모가 하나의 기준으로만 아이들을 대했을 때 차별이나 편애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모나 아이의 관계가 훨씬 자유롭고 객관화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민규가 소극적이고 소심하다고 애태우지 않는다. 민규는 민규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테니까. 부모가 염려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은 참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우쳐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부모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만 제시해 주면 그 방식은 각자 타고난 성품대로 펼쳐질 것이라 생각한다.



한주영/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hjy3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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