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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방한 불가능한가

  • 법보시론
  • 입력 2014.06.17 14:50
  • 수정 2014.06.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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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9일. 서울 BTN에서 달라이라마 성하의 방한을 추진하는 모임이 열렸다. 아마도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면서 그 동안 지지부진하던 문제를 한번 점검하자는 인식이 교계 내외에 팽배해진 탓으로 보인다.

교황의 방한은 1984년, 1989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이다. 그런데 이번 교황방문은 가톨릭교계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교황청 인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해 이뤄졌다고 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국무총리가 나서서, 국가적 차원에서 교황의 방한을 돕겠다고 거들었다고 한다.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나라에서 벌어진 종교차별 사례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과거 정부들은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에 대해 편파적인 태도를 넘어 거의 행패를 부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것도 아니라 다만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것도 못하게 했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평화적인 인물을 마치 위험한 전염병보균자처럼 취급한 것과 다름이 없다.

달라이라마가 어떤 인물인가? 현재 달라이라마의 위상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그중 한두 가지를 꼽으라면 2002년 독일 언론이 설문조사가 우선 떠오른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에 1위가 달라이라마였고 교황이 2위였다. 그런데 당시 교황이 독일출신이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리나라 불교계 내외에서 벌써 10여년 전부터 거의 매년 달라이라마의 방한문제를 추진해왔지만 역대 정권마다 번번이 비자발급을 거절했다. 물론 정부가 명확한 이유를 밝힌 적은 없지만 흘러나오는 논평에 의하면 정치적·경제적 요인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다른 요인이 도사리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물론 그 근본 요인은 대부분 기독교측 인사들로 채워져 있는 정부와 정치권의 구성 때문이고, 그 다음은 불교계의 소극적인 태도 및 ‘제 밥그릇 챙기기’를 염두에 둔 태도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숨길 수 없다.

‘뵈랑쩬-Free Tibet’을 외치며 스스로의 몸을 소신공양을 한 분신자가 벌써 118명에 접어들고 있는 요즈음 지난 5월17일은 ‘국제 티베트 연대의 날’이었다. 당연히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망명정부 뿐만 아니라 극우파적인 ‘티베트청년의회’(TYC)라는 단체도 당연히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견되었다. 이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망명 티베트인들의 모임으로 그들은 달라이라마의 하야와 급진주의적 반중국 티베트의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이다. 따라서 덩달아 중국당국이 초긴장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양측에서 문화·종교적 행사로 대체하면서 기대 이하로 조용하게 치러졌다고 한다.

더구나 TYC가 제15차 전체회의 개회식에서 그 동안 노선을 달리한 것에 대해 달라이라마에게 사과를 하였고 5월9일에는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 롭상도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강경노선과 온건노선의 조화로운 악수체제로 보인다.

그 동안 표면적으로 망명정부가 견지해 온 노선은 티베트의 완전독립이 아닌 ‘중도적 접근(Middle Way)’으로 부연설명을 하자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티베트인들이 진정한 자치를 누림으로써 우리들의 풍속과 독특한 문화, 종교, 언어, 생활방식을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는 것”이었다.

현재의 티베트 문제는 복잡하고 민감하여 어지간한 솔로몬의 지혜로도 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달라이라마가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별로 없다. 그 분께서 이승의 삶이 다하기 전에 포탈라궁전의 사자좌에 오르실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김규현 한국티베트문화연구소장 suri116@hanmail.net

[1249호 / 2014년 6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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