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오의 세시풍속

기자명 남수연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부채-약쑥 챙겨 놓고 “무더위야, 덤벼봐!”

수릿날,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 단오의 다른 이름들이다. 6월 4일은 음력으로 5월 5일 단오이다. 설날·추석과 함께 우리민족 전통 3대 명절의 하나였지만 근대 이후 단오는 달력에 표시만 돼 있을 뿐 명절로서 변변히 대접을 못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본래 단오는 본격적인 여름을 맞기 전인 초여름에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던 기풍제(祈豊祭)였다. 또한 일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 왔다. 그런 만큼 추석과 견줄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명절 풍속들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단오 풍속은 창포물에 머리감기이다. 창포 뿌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잘 자랄 뿐 아니라 머리가 더욱 검어지고 윤기가 나며 두통 등을 앓지 않는다는 민간요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것을 대비해 서로 부채를 선물하며 여름을 시원하게 넘길 것을 기원했다. 이 부채를 단오부채, 단오선이라고 불렀는데 임금도 신하에게 단오선을 선물할 정도였으니 단오가 얼마나 큰 명절이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단오에는 부적을 붙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풍습이었다. 임금이 쑥이나 짚으로 호랑이 모양을 만들어 비단조각으로 꽃을 묶어 나풀거리게 한 다음 나뭇잎을 붙여 머리에 꽂는 ‘애호’를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이밖에도 ‘천중부적’이라고 쓴 부적을 문설주에 붙이거나 처용상 등을 그린 부적을 대문에 붙이기도 했다. 이런 부적은 악귀를 물리치고 병과 재액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단오의 대표적인 풍속 가운데 또 하나는 바로 씨름과 그네뛰기이다. 특히 씨름은 불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좬동국세시기좭의 김해풍속에는 “청년들이 금산 직지사에 모여 씨름을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인만큼 이 날에 맞춰 장만하는 것도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낮(정오)에 뜯는 익모초와 쑥이다.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 가장 왕성한 시간인 정오에 익모초를 뜯어 두었다가 여름철에 식욕이 없고 기운이 빠졌을 때 먹으면 기력을 되찾아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쑥은 주로 떡을 해 먹었는데 동그랗게 빚어 바퀴 문양을 찍어만든 이 떡은 수레바퀴를 닮아 ‘수리떡’이라고 부른다.

단오의 이런 풍속은 요즘엔 일반적으론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지역에 따라 축제나 제례 형식으로 남아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에선 단오를 전후한 6월 2일부터 6일(음력 5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강릉시 노암동 남대천 단오장에서 강릉단오제를 개최한다. 단오제에서는 신라말 구산 선문 가운데 하나였던 사굴산문을 창건한 범일국사와 김유신 장군 등을 기리는 제례가 열린다. 경상북도 경산시에서는 6월 3일부터 5일까지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 일대에서 자인단오제를 연다. 이 지역에 전승돼온 한 장군 놀이축제와 단오제 행사가 함께 열리는 자리로 원효대사 탄생 다례제와 창포물에 머리감기, 항아리에 대추 넣기 등 체험행사가 함께 마련된다.

영광 법성포 단오제도 연등놀이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져 대규모 지역 축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6월 2일부터 4일까지 창포물에 머리감기·수리취떡 빚기 등의 행사가 열리며 단오인 4일에는 단오 부채와 부적을 나눠준다. 30일까지 단오 풍속 닥종이 인형전도 열린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