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8월1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종교지도자 12명과 만난 자리에서 “삶이라는 긴 여정을 결코 혼자서는 갈 수 없다”며 “형제인 우리들이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15분간 진행된 이날 만남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남궁선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박종덕 구세군대한본영 사령관,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대주교, 김철환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동엽 대한예수장로회 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오전 9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 도착한 교황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의 안내로 1층 중앙홀로 들어가 종교지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승 스님이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 환영한다”며 합장하자 교황 역시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이어 종교지도자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증정했으며 교황은 답례로 ‘방한 기념 메달’을 전달하기도 했다.
교황과의 만남 직후 자승 스님은 ‘교황 방한활동 메시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을 위로한 시간이었다”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은 종교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복식에서 유가족 김영오씨의 손을 맞잡고 위로하는 등 한국사회 아픔을 어루만지는 행보를 펼쳤던 교황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자승 스님은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한 달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을 보듬어 주는 모습은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감동이었다”며 “우리사회가 성찰하고 지금 여기서 희망을 찾아가도록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평화는 전 세계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 상대방의 말을 참을 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하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가르침”이라며 “상호 존중 속에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발걸음이 새롭게 시작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은 종교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에서 보듯 말이 아닌 실천,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이 땅에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258호 / 2014년 8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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