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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발업즉참괴 유장부기상

원문 : 有罪卽懺悔하고 發業卽慚愧하면 有丈夫氣象이요 又改過自新하면 罪隨心滅한다.
 
번역 : 허물이 있으면 곧 참회하고, 잘못된 일을 저질렀으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에 대장부의 기상이 있다. 그리고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참회하는 마음을 따라 없어진다. ‘선가귀감’
 
죄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성인이 아니고서는 누구나 잘못된 행위를 할 수 있다. 사람은 좋은 일도 하고 잘못도 저지르면서 산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잘못 했으면 참회하고 회개하는 마음자세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지은 죄업에 대하여 부끄러워하고 참회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공업중생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 잘못을 저지른 죄업도 있다. 이 또한 피해를 준 상대에게 미안해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일제가 저지른 위안부의 만행에 대하여 일본은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을 거부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반성과 부끄러움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분명히 잘못된 행위를 하고서도, 적절히 피해가려고 한다. 잘못을 당장 고치려고 하지 않고 일단 남에게 전가하고, 문제의 원인을 멀리서 찾으려고 한다. 가장 가까운 내 마음에서부터 찾아 참회하고 시정하면 그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을 텐데 그렇다.
 
부끄러움을 잊은 사회
모두가 뻔뻔하고 비굴
참회는 불교수행 기본
이웃 회향이 수행 완성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특별법 하나 제정하지 못하고 여야가 정쟁만 일삼고 있다. 학교폭력, 군대폭력도 날이 갈수록 해결될 기미는 없고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뻔뻔스러워졌고 비굴해졌다. 잘못을 인정하면 힘이 없어 보이고 장부답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법망에 잡히지 않는 잘못에 대해서는 자신의 죄과에 대하여 죄의식이 없는 것 같다.
 
임진왜란 때 의승군을 일으켜 풍전등화와 같던 위태로운 나라를 구한 호국대성사 서산대사는 ‘선가귀감’에서 “허물이 있으면 참회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대장부다”라고 하였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참회는 불교에서는 수행의 기본이 되는 마음자세이다. 참회가 전제되지 않는 수행이나 기도는 밑이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참회는 업장을 소멸시켜서 복덕과 지혜를 얻기 전에 스스로 깨끗이 자정(自淨)하여 부정적인 마음을 청소하는 수행의식이다. 하안거 마지막 날에 같이 공부했던 스님들이 그동안 지은 죄를 고백 참회하는 의식이 자자(自恣)이다. 보름마다 지은 죄가 있으면 참회하는 포살(布薩)의식이 있다. 불교교단은 참회의식을 통한 청정승가가 되어야 만인의 사표가 될 수 있고 발전한다.
 
대승불교의 보살 수행은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더욱 참되게 살겠다는 서원을 굳건히 하고, 그 서원을 성취하기 위해 정진하고, 서원을 성취한 후에는 그 공덕을 이웃 중생에게 회향함으로써 완성된다.
 
‘화엄경 보현행원품’과 ‘천수경’에 나오는 다음의 ‘참회게’는 인구(人口)에 회자(膾炙)한다.
 
“내가 옛날에 지은 모든 악업은 끝없이 오랜 옛적부터 익혀온 탐욕·분노·어리석음 때문에 생겨난 것이네.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악업을 내가 이제 지성으로 간절히 참회하네.”
 
“죄라는 것은 본래 실체가 없는데 마음으로 좇아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마음이 소멸하면 죄 또한 없어지네. 마음도 없어지고 죄도 없어져서 그 두 가지가 함께 공(空)하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참회이네.”
 
지난 날 잘못 살아온 점에 대하여 세 가지를 적어보며 참회한다. 첫째, 그동안 부끄러움을 모르고 산 것이 진정 부끄러움임을 알았습니다. 참회합니다. 둘째, 그동안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고 조절하지 못하고 함부로 행동하여 상대방을 힘들게 한 죄과를 참회합니다. 셋째, 자비불문(佛門)의 제자가 되었으면서도 내 가족의 이익만 생각하고 고통 받는 이웃형제를 무시하고 산 것을 참회합니다.
 
김형중 동대부중 교감·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257호 / 2014년 8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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