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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님은 남성일까? 여성일까?

  • 불서
  • 입력 2014.08.18 16:42
  • 수정 2014.08.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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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불상의 마음’ / 고명석 지음 / 조계종출판사

▲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불상의 마음’.
서기 539년 고구려 수도 평양에 모인 동사(東寺)의 주지 승연을 비롯한 40여 명의 스님과 불자들은 전국 곳곳에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려 국가가 번영하고 백성을 평안하게 할 것을 발원했다. 그리고 그 발원을 실현하기 위해 천불을 조성해 전국에 봉안하기로 하고 힘을 모아 불상을 제작했다. 이때 그 자리에 참여했던 비구 법영 스님은 그 불상 중 스물아홉번째 불상인 인현의불(因現義佛)을 모셨다. 그러나 이 불상은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때인지 모르게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400년의 시간을 훌쩍 넘긴 1963년 존재조차 잊혀졌던 이 불상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도로 공사장에서 돌 나르는 일을 하던 한 여인이 금빛 찬란한 작은 불상을 발견했고, 전문가들이 수차례 평가 끝에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유일한 고구려 불상’으로 밝혀낸 것이다. 바로 국보 제119호로 지정된 ‘연가칠년명금동불입상’이다. 이 불상은 그렇게 지난한 역사를 살아온 한국불교의 최초 불상이었고, 그 후로 이 땅에는 수많은 불상에 조성돼 곳곳에 봉안되면서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렇다면 한국불교 최초의 불상인 연가칠년명금동불입상은 그 긴 세월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을까? 또한 수많은 불·보살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앞에 엎드려 복을 빌고 수행의지를 다지는 대중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 국토의 산이며 들판, 그리고 풍경 소리 그윽한 산사에는 수없이 많은 불·보살들이 영겁의 미소를 품은 채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그뿐 아니라 사천왕이며 금강역사 등 호법신중들이 굵은 눈망울을 굴려가며 삿된 무리의 범접을 가로막으면서 중생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 책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불상의 마음’은 우리가 흔히 접해서 귀에 익숙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불·보살의 이름이며 탄생 배경, 역할, 그 속에 간직된 이야기, 역사, 신앙 및 문화적 특징을 담고 있다. 덕분에 신앙의 대상이면서도 미학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았던 불·보살이 우리 곁에 나툰 이유도 알 수 있고, 불교의 사상과 신앙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다.
 
“대지는 모든 생명의 씨앗을 간직해서 때가 되면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해주는 등 모든 삼라만상을 길러 내고 품어내며 갈무리한다. 바로 이러한 땅과 마찬가지로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위대한 힘을 저장하고 있기에 지장(地藏)이라 한다.”
 
▲ 자·비·희·사 사무량심은 편견이나 차별 없이 사랑을 펼치는 보편적 자비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11개의 얼굴을 한 십일면관음의 모습에는 그 정신이 깃들어 있다.

지장보살을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저자는 불자들 사이에서 종종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게 하는 관음보살의 형상에 대한 이야기도 논리적으로 풀어냈다. “관음보살은 남성인가? 여성인가?”라고 운을 뗀 저자는 “일반적으로 관음보살의 모성적 자비심을 강조해 여성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사실 보살은 여래와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을 초월한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제하기 때문에 관음 관계 경전의 대부분은 여성의 형상으로 그 모습을 규정짓지 않는다”고 밝힌다.
 
저자는 그러면서도 7세기 중엽 이후에 힌두교의 여성 숭배 신앙이 불교에 유입되면서 여성적인 모습을 한 관음이 경전 상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사실과 중국 송나라나 고려시대 이후 관음에 여성적 이미지가 도드라지는 역사적 현상을 설명해 궁금증을 덜어주고 있다.
 
저자는 또 책에서 불교의 다양한 신행과 문화를 각각의 불보살을 통해 조명하고, 각각의 불·보살에 따른 우리나라의 기도 및 수행도량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불자라면 익히 알고 있듯이 불교는 차이를 조화의 근본으로, 잘나고 못난 차별이 없는 절대평등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이 책 ‘누구나 알고 싶은 불상의 마음’은 이러한 불·보살 및 부처님 십대제자의 마음을 찾아가면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따라서 책장을 넘기는 동안 그 불·보살과 십대제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불교에 대한 이해는 물론, 신심의 깊이도 더해갈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57호 / 2014년 8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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