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동창회의 몰락
동국대 총동창회의 몰락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4.11.17 11: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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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총동창회의 추락이 끝이 없다. 동창회장이 난립해 싸우는 바람에 동국대 차기 총장추대위원회에서 동문 몫이 배제돼 버렸다. 최근에는 상대편 동문회장의 업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소송에 대해 법원이 두 명의 동창회장 모두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무엇보다 뼈아픈 건 법원이 기부를 회장 출마의 조건으로 내건 동문회칙 자체가 정의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는 점이다. 평등하게 누려야 할 피선거권을 금권으로 제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동창회가 사회정의와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회장을 선출하려 했다는 법원의 경고다. 동국대와 동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게 됐다. 법원은 또 회칙에 기부조건을 명시한 2007년 이후 회장은 모두 자격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2007년 임기를 다했던 과거의 회장에 의해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동창회장 난립은 학교의 수치
이연택 전회장 잘못 적지 않아

소송 그치고 새 회장 선출 필요
화합 외면 땐 참회 기회도 없어


우리사회에서 동문은 혈연 이상의 관계로 기억된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만으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경우가 많아 학연은 혈연, 지연과 더불어 한국사회 대표 적폐로 인식되기도 한다. 동문이라면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감싸고자 하는 온정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끈끈함의 정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동문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한 사람이다. 밋밋한 설명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봉건적 의미와 결부되면 파괴력이 달라진다. 스승은 충성을 바쳐야 하는 왕이나 효도를 다해야 하는 부모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한 스승에게서 공부한 이들이 정계로 진출하면 당파(黨派)를 형성해 삶과 죽음을 함께 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형제보다 더욱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금의 동문은 학교로 확장되면서 엷어진 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학연(學緣)이란 이름으로 끈끈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동문들이 모인 동창회에서 선후배끼리 싸우는 것도 모자라 법정다툼을 벌이는 모습은 옳고 그름을 떠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국대 동문들의 상당수는 이번 분란의 책임을 이연택 전 회장에게서 찾고 있다. 회장은 차기 동문회장을 잘 선임하고 물러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일방적으로 추대위원회를 꾸려 회장을 선출함으로써 분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소송도 이 전 회장 측에 의해 시작됐다. 법원 판결이 나자 상대 동문회장은 바로 사퇴했다. 새로 회장을 뽑으라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소송을 제기한 이 전 회장 측은 오히려 항소를 단행해 동문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동창회의 설립목적은 학교발전과 동문의 화목에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새 회장을 선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항소를 통해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동문회의 미래는 지옥으로 향할 것이다.

▲ 김형규 부장
불교는 참회의 종교다. 수행은 참회로부터 시작된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지금의 잘못뿐 아니라 전생의 잘못까지도 참회하며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않겠다는 서원으로 수행은 빛이 난다. 아마도 불교종립 대학인 동국대 동문들이니 잘 알 것이다. 이제 잘못을 인정하고 동문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분란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화합을 끝까지 외면한다면 참회로도 용서받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70호 / 2014년 11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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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2014-11-17 21:08:55
진실은 숨기려해도 언젠가는 드러납니다. xx놈이 더 큰소리 친다고 합니다. 앞에선 정의와 진실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부당한 짓과 양심을 속이는 형태가 만천하에 다시 드러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