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 정신적 배고픔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 정신적 허기 게임으로 채우기도

고등학교 1학년 기석이는 선생님에게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어요. 하루에 5시간씩 야동이나 야사(야한 사진)를 보며 수업 중에도 아예 스마트 폰에 저장해 놓고 감상해요”라고 털어놓았다. 기석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잘 알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는 고칠 수 없을 정도로 집착하고 있음에 불안해하고 있다.

10~19세 아이들 20%  중독
무관심한 부모도 31.5% 달해
‘넌 소중해’ 등 사랑 표현 필요

지금 우리 사회는 기석이와 같은 아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0~19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약 20%가 스마트폰 중독을 호소했다.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을 사용한다는 보고는 아이들의 건강과 정서가 얼마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에 무관심하다고 대답한 청소년도 31.5%나 된다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다. 자녀의 공부, 성적 등에는 그토록 열성이던 부모들이 자녀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에는 거의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왜 아이들은 기석이와 같이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푹 빠지게 되는 걸까? 그 원인은 유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소외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낸 나머지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찾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아이수준의 게임이고 오락이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아이들은 어른들의 희생양이기도 하다. 부모가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를 여러 학원으로 돌리는 동안 아이는 길거리의 유혹에 노출되고 만다.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아이들은 사실은 ‘정신적 배고픔’을 달래고 있는 중이다.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축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시간만큼은 재미도 만끽하면서 동시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주인공이 되어 누릴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재미에는 양면성이 있다. 재미를 잘 활용하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과용하면 파멸의 길을 겪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제어하고 통제할 만큼 자기조절능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으며 청소년기는 매우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특성으로 인해 어떤 일에 쉽게 중독될 수 있다.

중독은 재미에 집착한 상태를 말한다. 정신적으로 배고픈 아이는 재미에 쉽게 집착한다. 몸이 배고프면 음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마음이 배고프면 관심과 위로를 받아야 충족이 되는데 부모가 이를 채워주지 못하니까 게임이나 오락 등으로 정신적 허기를 채우고 있다. 이것이 집착이며 중독증이다.

인간의 모든 괴로움은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성스러운 진리 사성제를 밝힌 부처님은 ‘금강경’에서 상(相)에 집착하지 말며 색성향미촉법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중생은 진리의 말씀 보다는 탐욕과 집착의 무상함을 외면한 채 오늘도 스마트 폰안의 영상이나 게임의 가상세계에서 정신적 배고픔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감각적인 재미는 만족이 없고 점점 더 자극적인 쾌락의 욕망만을 키워갈 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정신적 배고픔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그것은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다. 아이와의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따뜻한 대화도 나누어보자. 가족의 일원으로 아이를 수용하고 ‘넌 우리에게 소중해’라는 말을 들려주며 품안에 꼭 껴안는 부모의 진정성이 아이에겐 필요하다.

황옥자 동국대 명예교수 hoj@dongguk.ac.kr


[1281호 / 2015년 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