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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교 왜 왕성했을까 사유할 때”

  • 교계
  • 입력 2015.03.02 14:20
  • 수정 2015.03.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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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한국상인’ 펴낸 공창석 불교포럼 공동대표

▲ ‘위대한 한국상인’을 펴낸 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은 불자공직자로서 불교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연구는 오늘의 발전을 위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기 위합니다. 고려불교는 생산과 판매, 유통 등 모든 경제활동이 총망라된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고려의 경제주체로서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가 들어서면서 불교에 대한 배척과 함께 중상주의(重商主義)에서 중농주의(重農主義)로 변화한 사회시스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결국 쇄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8위권의 무역대국이자 통상국가로 다시 중상주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불교는 여전히 조선시대 불교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 위에 선 불교’에서 ‘상업 위에 선 불교’로 변화해야 합니다.”

“고려는 중상주의 구현
조선은 농업중심 재편
고려 상업불교로 변화해
다양성과 상대성 추구를”

▲ ‘위대한 한국상인’
대표적 불자 공직자로 불교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이 고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개성상인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상인의 방대한 역사를 조명한 ‘위대한 한국상인’을 펴냈다. 공 원장은 바쁜 공직생활에도 지난 20여년 간 우리나라 상인의 역사를 발굴하고 새롭게 조명하는데 앞장서 왔다. ‘위대한 한국상인’은 상인과 상업을 민족사(民族史)의 핵심 축으로 서술한 연구서다.

공 원장은 특히 한상(韓商)의 뿌리를 추적해 우리의 역사를 7000년 전인 홍산문화와 요하문명으로 끌어올렸다. 사료가 부족한 고대는 경제력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해 ‘전쟁’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고려시대 이후는 개경상인 등 고려상인의 상업환경과 대외교역, 문화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다뤘다.

“한국상인의 맥을 짚어 올라가다 보니 중국 황하문명보다도 훨씬 이른 홍산문화가 나왔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찬란한 홍산문화가 이뤄지면서 우리 선조들의 유전자 속에 유구한 한국상인의 상혼이 뿌리를 내린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바탕에는 고대로부터 이어온 우리 고유의 상혼과 상인정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공 원장은 조선 개국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여말선초의 상황은 정권다툼이 아닌 상업세력과 비상업세력인 지주(地主)세력과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최영과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각을 세운 것은 최영을 지지하는 상업(商業)세력과 이성계를 지지하는 지주(地主)세력의 대리전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주세력의 지지를 받은 이성계가 승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업은 핍박의 대상이 됐고, 농업을 중시하는 조선이 건국되게 된 것입니다.”

고려불교의 성장과 몰락의 과정을 다룬 ‘고려 사원경제와 사업’은 불교계가 특히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공 원장은 “고려 말 사원은 막강한 경제력을 보유했지만 원·명 교체기와 조선왕조 개창의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못했고, 사원과 승려들의 부패를 혁신하기 위한 결사나 정화노력조차 효과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며 “고려불교는 부패와 비능률에 휩싸여 망해가는 거대 기업처럼 자기 혁신에 실패하고, 사회변혁을 주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배불세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한국불교 전통은 조선왕조 500년의 핍박 속에 농업을 중심으로 살아남은 모습, 그것이다. 그러나 불교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는 고려이고 그 중심에는 상업이 있었다”며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 전통이라 부르는 농본주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상대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중상주의적 관점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불교계에 조언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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