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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복지관, 메르스 공백 없었다

  • 복지
  • 입력 2015.06.30 10:32
  • 수정 2015.06.30 10:33
  • 댓글 1

▲ 메르스 확산 예방을 위해 휴관한 종로노인복지관은 기초수급자들에게 대체식을 배급했다.

“하루 한 끼 복지관 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게 전부여서 휴관한다고 했을 땐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번 씩 이렇게 대체식을 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복지관 내 사업 전면 중단에
기초수급자 급식 문제 대두
대체식 나누며 사각지대 예방
7월 재개관 대비 방역 작업도

지난 6월25일 메르스 여파로 휴관중인 종로구노인종합복지관 정문 앞. 굳게 닫힌 문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종로복지관이 중단된 급식 대신 마련한 대체식을 받기 위해서다. 대체식은 갑작스런 휴관으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소외계층을 위해 본 기관이 고민 끝에 마련한 대안이다. 간이부스에서 즉석식품, 라면 등이 들어있는 대체식 봉지를 받아든 김을동(가명, 82세) 할어버지는 연신 사회복지사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기초수급자로 복지관 급식에 의존해 생활해온 김 할아버지에게 대체식은 휴관 기간 중 생계를 지탱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할아버지는 “지난주엔 몸이 불편해 나오지 못했는데 복지사로부터 안부전화를 세통이나 받았다”며 “배급 날이 아니었는데도 하나하나 챙겨줬다”고 말했다.

5월 말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6월에 들어서며 전국 노인복지관들이 잇따라 휴관했다. 하지만 하루라도 지원의 손길을 멈출 수 없는 기초수급자 등 소외계층을 위해 복지관들은 긴급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고군분투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들도 발로 뛰며 휴관으로 인한 복지 공백을 채우는 중이다.

종로노인복지관은 휴관으로 인한 급식중지로 끼니를 때우기 힘든 소외계층을 위해 월·목요일 일주일에 2회 163개 씩 대체식을 배급한다. 기민지 사회복지사는 “대체식을 받으러 나오시지 않은 노인분들에게 꾸준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라며 “하루 빨리 메르스가 진정돼 평소처럼 복지관에서 함께 어울려 즐거워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어 “개관일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소독강화와 마스크 착용을 전제로 직원과 자원봉사자 교육을 강화하고 복지관 사업을 재개, 점진적으로 프로그램을 정상화 시켜나갈 방침”이라며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이 모두 팔을 걷었다”고 말했다.

은평노인복지관도 매일 83개의 도시락 배달과 일주일에 2회 120개의 대체식을 복지관 앞에서 배포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메르스가 진정국면으로 들어섬에 따라 은평노인복지관은 7월부터 무료법률상담 등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속초시노인복지관은 급한 대로 6월22일 구내식당을 먼저 열었다.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다. 김성 사회복지사는 “자체적으로 방역활동에 힘쓰고 어르신들도 개인위생에 신경 써 메르스 확대를 방지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북노인복지관과 서구노인복지관 등도 정상운영에 앞서 무료급식을 운영하고 철저한 방역작업과 위생관리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노인종합복지센터도 정기적으로 월 1회 실시하던 방역작업을 휴관기관 중에만 3회에 걸쳐 실시했다. 또 7월 개관에 앞서 전 직원이 나서 대청소를 하는 등 위행적인 환경제공을 통한 메르스 확산 방지 및 예방에 힘쓴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복지관이 문을 열었을까 싶어 매일 아침 들린다”며 “복지관에 밥 먹으러 오는 것도 있지만 사실 친구들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수업도 듣는 재미로 온다. 어서 문을 열어 운동 수업을 다시 받았으면 좋겠다”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00호 / 2015년 7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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