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배우는 요점은 습기 다스리는 것[br]습기 없어지면 자성 저절로 드러나[끝]
도 배우는 요점은 습기 다스리는 것[br]습기 없어지면 자성 저절로 드러나[끝]
  • 박상준 원장
  • 승인 2015.07.2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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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부분 학문을 함에 있어서 힘을 쓰는 공부를 하는데 꼭 밖으로 향해 치달리면서 구할 필요가 없다. 마땅히 자성을 위주로 해서 여기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자성을 단번에 볼 수 없다면 습기의 두터움과 얇음을 점검해서 절차탁마하면서 근본처에 힘을 써야한다.

그 자성은 본래가 밝아서
더 이상 늘어남이 없으나
탐진치와 애욕이 종자 돼
거기에 빠져 곤경 당할뿐


비유하면 마치 거울을 갈 때 먼지와 티끌이 떨어져 나가면 광명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 우리가 하루하루 공부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간명하고 가장 절실한 것이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도를 배우는 요점은 단지 습기를 다스리는 것뿐이니 습기가 다 없어지면 자성이 저절로 드러난다”고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성은 본래 밝아서 더 이상 늘어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인욕에 가려져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애욕이 종자가 되어 그 속에 푹 빠져들기 때문에 곤경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곤경은 곤궁함의 곤경이 아니고 악습에 곤경을 당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공자님께서 말하기를 “술에 곤경을 당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단지 곤경을 당하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인생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곤경을 당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모든 장애에 곤경을 당하지 않아야만 곧 대력량인(大力量人)이라고 불러줄 수 있다.

그러므로 도를 배우는 사람은 가장 먼저 용맹한 육체의 건강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한 사람이 만인을 대적하려면 이광 장군이 단기필마로 오랑캐의 뜰을 자유롭게 출입한 것처럼 되어야 한다. 우리가 정말로 성색화리의 물욕의 운동장 한가운데를 칼 한 자루 들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야 비로소 용맹한 대장부라고 불러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배움을 말해보건대, 곤경을 당할 것이 없어진 곳에서 바로 자성을 보는 것이니 곤경을 떠나 밖에서 따로 배움을 통해 아는 공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선가에서 말하기를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부처가 된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단박에 자성을 보는 것일 뿐이고 따로 이루어야할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불은 깨쳐서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바로 자기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는 광명의 각성이다. 이 각성을 볼 수만 있으면 서 있는 자리에서 바로 성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면 생이지지와 학이지지와 곤이지지의 다름이 있다는 것을 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어야만 비로소 본성을 극진하게 다한 공부라고 할 것이다.

이 각성을 한번 극진하게 공부하는 경우, 이를 통해서 임금을 섬기면 진정한 충성이 되고 이를 통해서 부모를 섬기면 진실한 효도가 되고 이를 통해서 벗을 사귀면 진정한 신뢰가 되고 이를 통해서 부부생활을 하면 진실한 화합이 되며, 나아가 천하국가에 베풀어지면 하나의 일과 하나의 법이 하는 것마다 불후의 공업이 된다. 이른바 공을 크게 세워서 이름을 떨친다고 하는 것은 다른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저 참진 자를 말미암는 것일 뿐이다.

기유년 겨울이 저물어 갈 무렵 내가 부용강가에 배를 대고 머무를 때 장함려자(章含黎子)가 찾아 왔다. 그 빛나는 위의를 보니 밝고 옥과 같으며 온후하고 화기롭고 품위가 있었다. 이것은 그가 다생에 걸쳐 마음공부를 했기 때문에 습기가 녹아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과 자세에 나타나는 것이 이와 같았던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힘쓰는 공부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사사로운 욕심이 깨끗하게 다 없어지는 경지에 이를 것이니 성현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기약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러 올 것이다.

공덕과 명예를 이루는 일은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은 것이어서 찌꺼기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므로 “도의 진짜를 가지고 몸을 다스리고 그 나머지를 가지고 천하국가를 다스린다”고 한 것이다. 이것은 모두 자성에 있는 진짜 광명이니 분수 밖의 일이 아니다. 그대는 마음에 새길 지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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