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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삶에 영향을 미치나요?

기자명 법륜 스님

안 좋은 일 이름과는 무관
이름 집착해 일어났을 뿐
걱정말고 일상에 충실하길

중학교 때 작명책을 보게 되면서 제 이름이 성명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21세 때 개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전 이름으로 살 때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면서 인생이 오히려 더 안 좋아졌습니다. 이름 때문에 제 인생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습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이름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바꾼 이름을 쓰든 예전 이름을 쓰든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자기가 이름에 집착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예요.

그 일들은 일어날 만해서 일어난 것인데 그걸 자기가 이름하고 연관을 짓는 겁니다. 일종의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는 이미 목소리만 들어봐도 약간 심약합니다. 편집증처럼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이런 식으로 징크스를 만들어 가지는 거지요. 어릴 때부터 성명학에 관심을 가지니까 성명과 연관해서 징크스를 만든 거예요.

하느님을 열심히 믿으면 하느님이 있는 것 같고, 관세음보살도 자꾸 부르면 늘 응답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산에는 산신이, 물에는 수신이 있다고 했지요. 이런 것처럼 이름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면 영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면 이름을 이렇게도 고쳐보고 저렇게도 고쳐보면서 살면 되고, 이름에 매달리는 것에서 내가 벗어나고 싶다면 ‘이름이란 이름일 뿐이다, 어떤 일도 이름하고는 직접 관계가 없다’ 하고 본인이 정해 버리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하지만 지금 질문자는 심약하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법문을 들어도 어떤 일이 일어나면 생각이 저절로 이름하고 연관을 짓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교회 다니던 사람이 절에 오겠다고 하면 저는 그냥 교회 다니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릴 때부터 교회 다녔는데, 어느 날 불교가 좋다고 바꿔서 그 이튿날 자동차 사고가 난다면 ‘하느님이 벌 주시나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수준이면 종교를 바꾸면 안 됩니다. 이런 것이 아닐 때는 바꾸든지 말든지 이건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질문자는 이미 마음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름을 그냥 쓰든지 바꾸든지 그건 본인이 결정해야 돼요. 객관적으로 따진다면 어떤 이름을 쓰든 아무 관계가 없지만 각자의 정신세계에서는 영향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리고 성명학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름이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말하지요. 왜냐면 그렇게 믿어야 성명학이 되겠지요. 그런 것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에요. 다만 질문자가 이름이 삶에 영향을 미치느냐고 물으니까, 객관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우리가 인생을 객관적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으로도 사니까, 내가 그렇게 믿고 있으면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지금처럼 계속 그렇게 살든지, 그것을 벗어나고 싶으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아, 이건 사건일 뿐이다’ 하시든지 이건 본인의 선택입니다.

굉장히 큰 사건이 일어나면 ‘진짜 이거 스님 말은 안 맞고 이름이 영향을 미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버리려고 해도 믿었던 관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그런 식으로 생각이 돌아가는 겁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겨도 눈도 깜짝 안 하면 그런 징크스가 뚝 떨어집니다.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습관이니까요. 그러나 그럴 때 그것을 내가 알아차리고 거기 끌려가지 않으면 돼요.

돈이 많으면 예전 이름으로 바꾸고, 없으면 그냥 두세요. 그리고 지금 이름이 안 좋다 하면 호적은 그냥 놔두고 자기가 좋은 이름을 하나 지어서 그걸로 불리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법명을 하나 받아서 사용하든지 아니면 좋아 보이는 이름을 하나 지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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