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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에너지 샘솟는 하늘이 내린 땅 22곳

  • 불서
  • 입력 2015.07.27 18:37
  • 수정 2015.07.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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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휴휴명당’ /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조용헌의 휴휴명당'
여름 휴가철,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수많은 인파에 가는 길이 불편하지만, 재충전을 갈망하는 도시인들은 멀리 산으로 바다로 향하는 발길을 멈출 수 없다. 가슴을 짓누르는 마음 속 고뇌를 내려놓고 편안히 몸도 쉬며 심신을 에너지로 가득 채우겠다는 기대를 안고 떠나는 길이다.

재충전을 기대하며 떠나는 여행. 제대로 알고 가면 더욱 생생한 에너지를 심신 가득 불어넣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늘이 내린 땅, 영지(靈地)다. 이른바 산과 물이 조화되어 밝고 따뜻하며 사람의 삶을 감싸 안을 수 있는 명당이다. 이미 그곳이 명당임을 알고 가는 이도 있고, 미처 그런 것을 살피지 못한 채 찾았다가 ‘좋은 기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조용헌의 휴휴명당’은 그렇게 우리가 알거나 모른 채 찾았던, 혹은 아직 가보지 못했던 명당 22곳을 담았다. 동양학자 조용헌이 30여 년간 강과 산을 누비며 답사한 곳 가운데 도시인들이 꼭 가봐야 할 명당만 뽑아 그곳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전하고 있다.

땅의 기운은 가는 곳마다 다르다. 묵직한 기운, 단단한 기운, 밝은 기운, 침침한 기운 등. 그래서 나를 푸근하게 받아들이면서 생생한 에너지를 주는 땅이 있고, 어두운 기운이 밀려와 우울해지는 땅도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검증된 영지는 공통적으로 밝고 강한 기운을 내뿜는 곳이다. 그래서 ‘명당(明堂)’이다.
‘조용헌의 휴휴명당’은 그동안 동양학의 깊이를 대중 눈높이에 맞춰 풀어냄으로써 대중들로부터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혜안을 지닌 이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불려온 저자가 “여행의 최고 경지는 영지를 가보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엮었다.

인류에게 있어서 영지는 적어도 1만 년 전부터 인식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곳에서 기도를 올리면 특별한 신비체험을 하고, 사회로부터 지나친 억압과 지배를 받을 때면 벗어나게 해주는 힘을 얻었다. 특히 산신, 용왕, 칠성이라는 삼신은 한민족의 영지를 상징하는 신앙이기도 했다. 산신은 산이 내뿜는 영기, 용왕은 물이 지니는 영기, 칠성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영기를 상징한다.

▲ 설악산 봉정암은 바위 절벽 한복판에 있다. 설악산 바위의 정기를 한 몸에 받는 지점이다. 지금도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신령스러운 기운을 체험하고자 그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산신, 용왕, 칠성의 삼신이 신령스러운 기운을 내뿜는 영지들은 불교가 이 땅에 전해지면서 불교로 흡수됐다. 저자가 영지를 기행하면서 주로 사찰에 집중한 것도 그 때문이다. 더불어 수많은 인재들이 깨달음을 구하고자 불교에 몸을 담았고, 이들의 깨달음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밝음을 주었다. 옛 선지식들의 깨달음 기반에 영지가 있었던 셈이다.

남해 보리암, 완주 석천암, 구례 사성암, 과천 연주암, 고창 도솔암, 대구 대견사, 장성 약사암, 인제 봉정암, 서산 부석사, 해남 도솔암, 양산 통도사, 하동 불일암, 완주 대원사, 여수 향일암, 공주 갑사, 강진 백련사 등이 바로 그곳이다. 이 사찰들은 각기 사연이 얽혀 있고 역사가 스며있다. 역사와 기록은 그 터가 영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신원보증서와 같다. 때문에 책에서는 이러한 신원보증서가 있는 곳들만을 다뤘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르지만, 그 여행길에서 얻고자 하는 바는 한결같다. 근심걱정을 털어내고, 에너지를 충전 받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외로움에 젖은 사람들, 깨진 꿈과 엉클어진 관계 속에서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 또 최선을 다해 살았음에도 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 직면한 모든 이들에게 이 22곳의 영지를 추천하는 이유다. 저자가 추천하는 명당에서 땅의 기운, 물의 기운, 하늘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휴식을 취하며 깨달음과 지혜를 구한 옛 선지식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면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과 에너지가 몸에 가득해질 것이다.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여행을 통해 경험하고 실천함으로써 마침내 무한한 대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에서 삶을 위로받고, 106컷의 명당 사진과 22컷의 전통 민화를 보며 눈까지 즐거워지는 것은 덤이다. 1만8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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