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 광복 70주년이 되는 8월15일, 피해자 할머니에게 가장 먼저 소개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이날 오전 10시 나눔의 집 야외광장에서 ‘귀향’의 20분 내외 영화제작영상과 첫 번째 공식트레일러를 상영하는 시사회를 연다. 극장 개봉 전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로 할머니들의 영화 관람 편의를 위해 야외광장에는 200인치 대형 LED-TV가 설치된다. 이날 시사회 자리에는 영화를 제작 중인 조정래 감독과 무료로 영화에 출연해 재능을 기부한 배우와 제작진도 참석한다.
영화 ‘귀향‘은 나눔의 집에 살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에서 시작됐다. ‘태워지는 처녀들’은 강일출 할머니가 위안소에서 모진 고초를 겪다 전염병에 걸리자 일본군이 자신을 불태워 죽이려 했던 장면을 기억하며 그린 그림이다.
조정래 감독은 2002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할머니 그림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영화제작을 결심했다. 자금 부족으로 영화 제작이 미뤄지길 수년, 지난해 제작비 청원운동이 인터넷상에서 시작되자 국민 4만 여명이 6억원을 모으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작년 말부터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조 감독의 집념이 결실을 이룬 것이다. 조감독은 “낯선 타국 전쟁터에서 20만 여명의 소녀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억울한 영령들의 넋이나마 고향의 품으로 모셔오고 싶은 마음에 제목을 귀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6월22일 촬영은 마쳤지만 투자·배급에 난항을 겪으며 처음 계획한 ‘8월 15일 개봉’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현재 색 보정, 음악, CG 등 후반 편집작업을 남겨둔 상태로 후반 작업비 모금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10월 초 제작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날 할머니들의 아픈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또 한 번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일본 정부는 역사왜곡 만행을 멈추고 하루빨리 할머니들에게 사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05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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