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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신념

어린시절 형성된 신념이 삶 바꾼다

초등학교 시절 찹쌀떡을 가지고 와서 반 친구들에게 팔았던 아이가 있었다. 수업 후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친구들은 찹쌀떡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섰다.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맛있는 찹쌀떡을 사먹는 순간은 공부보다 즐거운 기다림이었기에 판매는 늘 호황이었고 친구들의 주문에 따라 품목도 점점 늘고 다양해졌다. 그 아이는 부모님을 돕는다는 굳은 신념으로 이렇게 번 돈을 학비에 충당했던 것 같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굳은 신념은 상술을 익히는데 일조했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은 회사의 오너로 활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람은 어떤 신념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의 행동이나 태도 그리고 미래는 달라진다. 신념에 대해 엘리스(Ellis)는 ‘인간행동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며 기본적인 신념(belief)은 아주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고 했다.

가정에서 겪은 경험이 신념 형성
부모 언행은 그대로 자녀 본보기
삿된 유혹 이기고 바른 삶 전해야

어릴 적 가정에서 겪는 경험들을 어떻게 느끼며 수용하느냐에 따라 형제간에도 각각 다른 신념을 형성하는데 일단 형성된 신념은 어른이 된 후에도 지속이 되며 감정, 태도, 행동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무엇보다도 바른 신념이란 부모로부터 인연되어짐을 알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는 가치관 정립에 중요한 시기이므로 부모의 말과 행동은 그대로 자녀의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 부모의 역할 또한 하나의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부모가 음악이나 운동을 중요하게 여기면 자연히 그 활동을 즐기게 되므로 자녀에게도 음악이나 운동을 자주 보여 주고 가르치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운동이나 음악에 대한 좋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음악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는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 돈벌이에 인생을 걸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내 자녀에게 어떤 신념을 주입하고 있는가? ‘정직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 거야’  ‘착하면 바보 취급당하니까 강하게 보여야 해!’ ‘세상은 일등만이 살아남는 거야, 경쟁에서 이겨야 해!’ 나는 내 아이가 어떤 인품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당신의 그 생각이 자녀의 미래를 방향 지운다. 한 국가나 사회 또는 직장의 구성원들이 대체로 그릇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착한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지만, 바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면 착하고 선한 사람이 대접받고 존경을 받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착한 사람이 제대로 존경과 대접을 받는다면 우리의 자녀들도 착한사람으로 자라도록 격려와 지지를 받을 것이다.

우리는 광고나 길거리 간판, 포스터 등을 통해 세상의 온갖 유혹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자녀로 하여금 삿된 유혹에 휘말리지 않고 바른 삶의 길을 묵묵히 가도록 하는 힘이 바로 신념이며 부모의 지도다.

‘증일아함경’에서 부처님의 한 말씀을 배워본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원리를 갖추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고 하늘사람과 인간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어준다. 세 가지란 무엇인가? 순리를 따르는 신체적 행위를 권장하고, 순리를 따르는 언어적 행위를 권장하고, 순리를 따르는 정신적 행위를 권장하는 것이다.”

순리란 곧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 즉 순리에 어긋남이 없이 사는 것만으로도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모든 불행이 신구의 삼업에서 비롯할 진데 이들을 청정히 다룬다는 것만큼 더 가치있는 신념이 또 있을까? 이런 신념을 자녀에게 심어주자.

황옥자 동국대 명예교수 hoj@dongguk.ac.kr
 

[1307호 / 2015년 8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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