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은 만큼 베풀며 살아갈 것”
이 한 구절이면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애창된 ‘신토불이’는 가수 배일호를 대표하는 노래다. 이 노래로 온 국민에게 알려졌고 특히 농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토불이가 네 번째 앨범이었어요. 이 노래로 93년에 한국 노랫말 대상에서 상을 받기도 했죠.”
그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기 때문일까. 그는 자신의 노래를 사랑해준 농민들을 잊지 않았다. 금년 봄 가뭄이 심했을 때 논산에 양수기 30대를 보내기도 했다.
“돈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예요. 제가 농민의 사랑으로 컸는데 잊으면 되나요. 저에게 물을 주고 건강한 가수로 만들어주셨는데 그런 분들이 가뭄으로 힘들어 할 때 제가 도움을 드려야죠.”
배일호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혼인신고는 했지만 그 동안 여유가 없어 올리지 못했던 결혼식을 17년만에 한 것이다. 그리고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천 만원을 냈다. 신혼여행이나 피로연에 쓸 돈을 아껴 남을 위한 성금으로 낸 것이다.
그는 불교계 행사에도 자주 얼굴을 내민다. 스스로는 불자라고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어머니와 누나의 영향으로 불교를 가깝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삼광사, 서울 관문사, 합천 해인사 등 여러 곳을 다녔죠. 아마 안 다닌 곳이 없을 거예요. 사찰행사가 아니어도 지방 행사에 가면 그 지역 절을 찾아가죠. 경관도 좋지만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안정되니까요.”
사찰 행사를 하고 나면 스님들이 직접 딴 차나 글씨를 주시기도 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와 어릴 적 은진 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에 자주 갔었다고 회상했다. 누나는 서울 우이동에 있는 도선사에 다니며 자신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준다고도 덧붙였다.
“제가 절에 자주 간 것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 4월 초파일은 거의 명절이었어요. 마을 전체가 축제분위기였죠. 전통처럼 대대로 이어지는 축제요.”
그는 얼마 전 11번째 앨범을 냈다. 그간의 히트곡들과 새 노래 ‘당신 때문에’를 함께 실은 ‘배일호 골든 베스트11’이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삶을 담은 노래들로 직접 작사, 작곡한 곡도 있다.
“전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돈이나 명예 때문이 아니라 바쁘고 힘들어도 하는 일에 만족하며 살기 때문이죠.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의 의미를 알겠어요.”
평상심이 곧 도(道)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그가 불교계에서 계속 좋은 활동을 하도록 지켜볼 일이다.
공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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