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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강국 코리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 불서
  • 입력 2015.10.05 13:21
  • 수정 2015.10.0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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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쿨’ / 유니 홍 지음·정미현 옮김 / 원더박스

▲ '코리아 쿨'
“한류는 아시아의 표준이자 국경을 넘어선 대중 정서가 되었습니다. 한국이 어디 쿨하지 않은 데가 있나요?”

미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아시아 대중문화 전문가 제프 양의 말이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수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은 이미 대중문화 강국의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지칠 줄 모르고 쉼 없이 달려왔다. 20세기 지독한 가난과 혹독한 시대상을 딛고 21세기에 들어선 한국은 전 세계에 대중문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급변했다. 물론 그 속에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존재하고 있지만, 긍정적 면모를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쿨하다’면서 호감을 표할 정도다.

‘코리안 쿨’은 한국이 어떻게 이처럼 경이로운 변화를 가져왔는지, 대중문화 강국으로 성장한 과정을 들여다 본 관찰기다. 책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이달의 베스트 북’으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받았고, 지금도 한국 관련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자 유니 홍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작가 겸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가 직접 보고 겪은 일들에 착안해서 세밀히 관찰한 결과물이다. 미국 시카고 근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인종차별을 수없이 겪었다. 부모님 모두 한국인인 그는 ‘쪽발이’로 불리기도 했고, ‘너 중국인이냐?’는 질문도 수없이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자신이 한국인임을 밝혔을 때 누군가가 “뻥치시네, 그런 데는 없거든”이라고 말한 후 그는 두 번 다시 한국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은 미지의 국가였다.

그 후 1985년 부모님과 함께 서울로 돌아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덕분에 1980년대에서 1990년에 이르는 한국의 촌스러움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거대하게 부상한 쿨한 나라 코리아를 발견하고 그 탄생과 성장과정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전 세계 도시를 누비고 있는 김치버스 프로젝트에도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부터, 어떻게 대중문화 강국으로 전면에 나서게 됐을까? 저자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 종사자들, 정부 관계자, 문화 평론가와 학자, 기업인 등을 전방위적으로 집중 인터뷰하고 취재했다.

“누군가는 이런 물음을 던질 수도 있다. 대중문화는 한 세기 동안 미국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 왔는데 하필 거기에 집중하느냐? 왜냐, 대한민국이 소프트 파워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 파워란 한 국가가 물리적인 강제보다는 이미지를 통해 행사하는 무형의 힘이다. 공산주의 국가 유고슬라비아의 젊은이들이 두 달 치 임금을 털어 암시장에서 리바이스 501을 사고 싶게 만든 힘은 미국의 탱크도, 완력도 아니었다. 바로 제임스 딘이었다. 이제 한국은 서구에서도 먹힐 만한 이런 종류의 문화적 인장(印章)을 갖고 싶어 한다.”

불광출판사의 인문·사회 브랜드인 원더박스가 저자의 이러한 관점을 15개장으로 구분해 책을 구성했다. 1장 ‘미래의 과거’부터 5장 ‘김치와 소주의 전성시대’까지는 1990년대 이전의 틀에 박힌 한국사회를 회고했다. 이어 6장 ‘왜 대중문화인가’에서 13장 ‘한류의 비밀 무기, 게임’까지는 K-pop, 드라마, 영화, 게임 산업 등 대중문화 각 영역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담고 있다. 그리고 14장과 15장에서는 한류의 내일을 조망했다.

우리도 잘 모르는 사이에 한류는 아시아의 표준이 되었고, 가수 싸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듯이 K-pop 스타들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세계를 사로잡은 대중문화 강국 코리아 탄생 과정을 살핀 책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문화적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1만48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313호 / 2015년 10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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