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 깊은 어르신들이 갈만한 요양시설이 교계에는 사실 전무한 실정입니다. 평생을 불자로 살아온 어르신들이 경전 소리 듣고, 향 냄새 맡으며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찰 안에 요양병원을 건립하게 됐습니다.”
김포 용화사 회주 지관 스님이 경내에 보리수요양병원을 개원했다. 병원 내 법당이 들어선 사례는 여럿 있지만 사찰에 병원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요양병원과 법당을 통로로 연결해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환자들도 쉽게 법당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지관 스님은 “병실 전체가 한강을 조망하고, 문만 열만 법당 예불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요양병원 환자들은 무엇보다 마음의 평안이 중요하기에 법원법당이 아닌 사찰 내 병원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리수요양병원은 지관 스님이 2012년 의료법인 동행의료재단을 설립하고 2014년 3월 첫 삽을 뜬지 1년6개월만에 완공됐다. 사실상 방치돼왔던 경내 주차장은 지관 스님의 원력으로 연면적 4494㎡에 137개 병상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요양병원으로 변모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세심하게 관리해 온 스님은 “벽지 색깔, 조명 빛깔까지 하나하나 살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정책의료과정을 이수하고 일본 등 외국 요양병원을 둘러보며 경쟁력을 높이고자 힘썼다”며 “보리수요양병원이 요양병원의 롤모델이 돼 다른 사찰에서도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특히 사찰 내 요양병원이라는 특성을 살리고 체질에 맞는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사찰음식에 밝은 비구니스님 한 분을 모셨다. 이에 따라 김치를 비롯한 모든 음식은 외부에서 공급받지 않고 직접 만든다. 또 포행, 명상, 생태체험 등 불교적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재활치료뿐 아니라 마음의 병을 고치는데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스님은 “딱딱한 병원보다는 의료와 숙박시설을 겸한 메디텔(medicine+hotel)의 개념으로 다가가고 싶다”며 “환자들이 쾌차해 일상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보리수요양병원은 신경정신과, 한의과, 가정의학과 등 양·한방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의사 3명, 간호사 15명, 치료사 등 직원 40여명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포=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14호 / 2015년 10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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