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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변호사가 현대인 위해[br]풀어 쓴 육조 혜능대사의 가르침

  • 불서
  • 입력 2015.10.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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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 혜능대사의 법보단경’ / 이경석 옮김 / 비움과소통

▲ ‘육조 혜능대사의 법보단경’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나무를 팔아 홀로 노모를 봉양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한 젊은이가 어느 날 객점에서 누군가의 경 읽는 소리 중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이라는 ‘금강경’ 구절을 듣고는 발심해 황매산 오조 홍인을 찾았다. 그렇게 출가 연을 맺어 오조사에서 방아 찧는 일을 하며 수행하던 젊은이는 훗날 홍인대사의 법을 이어 중국 선종의 육조가 됐다. 혜능이다.

글을 배운 바 없는 무학에 젊기까지 한 혜능에게 선종의 법맥이 전수된 것은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주변의 시기질투에 몸을 사리는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깨달은 바를 설하기 시작한 이후 그의 가르침을 엮은 ‘육조단경’은 지금도 선 수행지침서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다. 선의 종지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처님 제자들의 어록 가운데 유일하게 ‘경’이라 이름 붙여진 이 책은 성철 스님도 “참선 수행자들이 사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읽기를 당부했을 만큼 선 수행자들에겐 필독서다.

‘육조법보단경(六祖法寶壇經)’ ‘법보단경(法寶壇經)’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책은 혜능 자신이 중국 선종의 6조 위치에 이르기까지의 도정(道程)과 문인들을 위한 여러 법문을 담고 있다. 조사어록으로 분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해박한 사상성과 간결한 문체 때문에 경으로 불리고 있다. ‘육조단경’은 중국 조계산 대범사에서 무상계와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한 내용으로, 문인 법해가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혜능은 여기서 견성(見性)이 수도(修道)의 목적이며, 따라서 자성(自性)을 떠난 부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주법계의 근원이자 근본바탕인 참마음을 밝힌 자성정(自性定) 자성반야(自性般若)와 그 수행법으로써 망념을 여읜 무념(無念)을 종(宗)으로 삼고, 일체의 현상을 초월한 무상으로써 체(體)를 삼으며, 일체에 집착하지 않는 무주(無住)를 근본으로 삼는 데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혜로 이 마음을 관조하여 일체가 ‘진공 묘유’함을 알면 일체법에 걸림이 없고 간택이 없는 본래 청정ㆍ공적한 진여성에 합하게 되어 곧 무념, 무상, 무착의 반야삼매(般若三昧)가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선의 핵심 종지이기도 한 이 가르침이 있기에 오늘날도 그 가르침을 배우려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혜능은 여기서 좌선에 대해서도 “좌선은 본래 마음을 붙잡는 것도 아니고 조촐함을 붙잡는 것도 아니고 또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일체 경계에 생각(분별,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좌(坐)’이며, 본래의 마음인 그 근원의 성품이 어지럽지 않음을 보는 것이 ‘선(禪)’”이라고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육조 혜능대사의 가르침을 담은 ‘육조단경’을 법무법인 법산의 대표 이경석 변호사가 ‘육조 혜능대사의 법보단경’으로 펴냈다. 역자는 현재 전해지고 있는 종보본, 덕이본, 도원서대승본, 혜소서흥성사본, 돈황본 가운데 덕이본을 저본으로 혜능의 가르침을 옮겼다.

열일곱 어린 나이로 불교에 입문해 고시에 합격한 후 고시공부에 참선을 접목시켜 후학들이 보다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했던 역자는 “혜능대사가 설하신 법에 대한 말씀이 한 구절 한 구절 그대로 분명하고 명확한 것이기에 그 뜻을 훼손치 않으려 하였고, 고균 덕이(古筠德異) 스님께서 평생을 노력한 끝에 엮으신 이른바 ‘덕이본’을 기초로 하여 한글로 번역하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하는 것은 물론, 실제 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뜻을 드러내려 노력했다. 1만8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315호 / 2015년 10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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