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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스승 황벽선사 가르침 현대어로 만나다

  • 불서
  • 입력 2015.10.19 16:40
  • 수정 2015.10.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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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스님의 전심법요 강설’ / 무비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 ‘무비 스님의 전심법요 강설’
“오직 이 한마음이 곧 부처이니, 부처와 중생이 다시 다른 것이 아니거늘 다만 중생이 상에 집착해서 밖으로 구하므로 구할수록 더욱 멀어진다.”

임제종을 개창한 임제의현의 스승 황벽희운은 “오직 한마음이 부처”임을 강조하며, 소소한 일에 목을 매서 분별하며 세월을 보내는 후학들에게 “만약 이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사실을 믿지 아니하고 형상에 집착하며 수행으로써 복이나 공덕을 구하려한다면 모두 다 망상에 빠지게 되고 진리의 길에서 어긋나게 된다”고 경책했다.

그리고 재가에서 수행하며 도를 묻던 제자 배휴는 스승의 가르침을 어록으로 남겼다. ‘황벽산단제선사전심법요(黃檗山斷際禪師傳心法要)’다. 배휴(797∼870)는 재가신자로 842년 종릉(鐘陵) 관찰사로 부임한 뒤 희운선사를 홍주(洪州) 용흥사로 초빙해 도를 물었고, 848년 완릉(宛陵) 관찰사로 일할 때도 희운선사를 개원사로 초청해 도를 물었다. 이 때 스승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을 기록했다가 857년에 간행한 책이 바로 ‘전심법요’다.

‘황벽산단제선사전심법요(黃檗山斷際禪師傳心法要)’, 즉 ‘전심법요’는 배휴의 서문과 황벽의 설법, 배휴의 질문에 대한 황벽의 대답, 그리고 황벽의 법어로 구성돼 있다. 특히 가르침을 청하는 배휴의 물음에 답하는 황벽의 답변에 ‘금강경’ ‘묘법연화경’ ‘유마경’ ‘대반열반경’ 등에 나오는 경전내용이 상당 수 인용돼 있어, 선승인 황벽이 대승경전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황벽의 가르침이 오롯이 담긴 ‘전심법요’를 오늘날 한국불교 대강백으로 불리는 무비 스님이 현대인들의 정서와 눈높이에 맞춰 해설했다. 그리고 ‘전심법요’의 핵심을 ‘한마음’이라고 강조한 스님은 책에서 초기불교뿐 아니라 대승불교, 밀교에 이르기까지 일심(一心)의 도리를 제외하고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이것이 나이고, 내가 우주의 주인공이며, 인생살이나 가정 살림, 회사나 나라를 운영하는 일의 주인공이 전부 나 하나라는 것, 이것 하나 깨우쳐 마음을 자유자재로 쓸 줄 알면 끝납니다. 하근기 중생을 인도한다고 열어 놓은 온갖 방편에 꺼들리며 헤맬 필요가 없습니다.”

“본래 다 구족되어 있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되는 것을 사람이라는 위대한 존재의 가치를 몰라 공덕을 닦느니 하는 거죠. 세상에 필요한 모든 행복과 평화, 성공이 자신 안에 전부 갖추어져 있습니다.”

▲ 무비 스님이 마음을 자유자재로 쓰는 법을 일러준 황벽선사의 가르침을 담은 선어록 ‘전심법요’를 현대인 눈높이에 맞춰 해설했다.

스님은 이처럼 원문에 자신의 체험과 그간의 사유까지 더해 자칫 생소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쉽게 풀이했다. 그리고 현대인들의 감성까지 살피며 삶에 도움을 주고자 한 만큼 강설 중 충고도 잊지 않는다. 물론 그 충고는 불자들이 해 온 수행과 신행생활에 대한 내용이고, 수시로 분별과 차별 등에 휘둘려 스스로 고행을 자처하는 우리네 삶에 대한 것이다.

“일체심은 시비, 선악, 진위 등의 망상과 분별을 뜻합니다. 무심도인에게는 그러한 마음이 없다는 거죠. 그대로 존재의 원리에 부합되어 버렸어요. 그런데 많은 이들은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그것이 옳다 그르다 계산하죠. 잣대의 평가와 기준도 믿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잣대를 절대시하여 시비 분별을 일으키고, 지나치면 고통이 생기지요. 무심도인에게는 그러한 마음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책은 황벽 선사가 설한 선의 요체, 마음의 문제를 대강백의 호방한 해설로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팍팍한 삶 속에서 우리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법까지 일러주고 있다. 이제 한마음 잘 쓰는 법을 배우고 배우지 않고는 독자의 몫이다. 1만8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315호 / 2015년 10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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