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에 새 희망 불어넣는 ‘도담 하우스’ 기대
미혼모에 새 희망 불어넣는 ‘도담 하우스’ 기대
  • 법보신문
  • 승인 2015.10.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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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란 혼인하지 않은 여성이 임신한 상태를 지칭한다. 그래서인지 성적 도덕적 이탈자라는 편견에 미혼모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러나 미혼모 개념은 생각보다 넓다. 이혼, 별거, 과부 상태에서 법적으로 승인된 상태가 아닌 남자와의 관계에서 임신을 해도 미혼모다. 임신중절 수술을 해도 미혼모다. 청소년들에게 해당하는 문제만이 아니다.

70년대 전후 산업화에 따른 사회구조 변화로 미혼모가 늘었다. 가출 청소년의 증가, 성의식 변화 등에 미혼모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개인의 무책임한 행동에 미혼모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규범이나 통념, 관습을 부정 또는 항거 하는 인식에 기인 해 미혼모가 급증한 시대도 있었다. 산업 공단 내에서의 성폭력도 끊이지 않았다. 당시의 국가와 정부는 미혼모 문제를 외면했다.

2000년대 접어들어서도 경제난에 따른 청소년들의 가출과 비행은 이어지고 있고, 이혼율은 오히려 더 늘고 있다. 성 폭력에 의한 미혼모 발생률 또한 낮춰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혼모 책임을 개인에 한정 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다. 미혼모를 돌봐야 할 책임은 국가에게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혼모 보호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런 현실에서 여성재가자 원력으로 미혼모 생활시설 ‘도담 하우스’가 문을 연다고 하니 여간 고맙고 반가운 게 아니다. 출산 전후 1년 이내 숙식 하며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심리상담과 학업 재개를 위한 예비학습은 물론 취미교실, 취업훈련도 직접 또는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뒷바라지에도 만전을 기한다니 미혼모에 대한 이매옥 원장의 원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감할 수 있겠다.

그렇다 해도 이것 한 가지만은 당부하고 싶다. 혹시 무너졌을지도 모를 자아정체성 확립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과거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일관성 있게 인식하는 자아정체성이 확립돼 있어야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하며, 설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곱지 않은 시선, 사회적 관습을 깼다는 불안감 등에 자아정체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아정체성이 무너지면 자신감을 잃고 급기야 스스로를 무능한 존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보호시설 퇴소 후 자립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자아정체성 회복정도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담 하우스가 이 문제에도 접근 해 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미혼모들에게 더 크고 밝은 희망을 안겨 줄 것이라 믿는다.


[1316호 / 2015년 10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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