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치된 남북교류 상징 ‘신계사’, 보수 시급

  • 교계
  • 입력 2015.11.03 18:00
  • 수정 2015.11.04 09:48
  • 댓글 0

민추본, 11월3일 훼손실태 보고…대다수 전각 와구토·기와 유실
수승전, 지붕 등 구조변형 심각…11월중 조불련·통일부 협의 추진

 

▲ 조계종 민추본과 문화부는 11월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계사 건축물 상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민추본은 11월 중으로 정밀조사 및 보수를 위한 방북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추본, 11월3일 훼손실태 보고
대다수 전각 와구토·기와 유실
수승전, 지붕 등 구조변형 심각
11월중 조불련·통일부 협의 추진

남북교류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가 2007년 복원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관리 부재로 심각한 훼손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문화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신계사는 대다수 전각에서 기와, 암막새 등이 탈락됐고 기와의 와구토가 유실됐으며, 일부 전각의 경우 구조적인 결함까지 확인돼 보수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는 11월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강산 신계사 건축물 상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15일 봉행된 신계사 복원 8주년 남북합동법회 당시 문화부 관계자에 의해 육안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신계사 전각의 훼손 상태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보전의 경우 후면 암막새 탈락이 진행돼 빗물로 인한 훼손 가능성이 높았으며, 만세루와 극락전, 어실각, 축성전, 칠성각, 종각 등 다수의 전각에서 와구토가 유실돼 시멘트로 임시보수를 해놓은 상태였다.

가장 심각한 것은 수승전으로, 폭설로 인한 지붕의 굴곡현상 등 일부 구조적 변형이 진행됐다. 수승전은 조선불교도연맹 소속 스님들이 거주하는 일종의 요사채로 사용되고 있어, 신계사 전각 중 유일하게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 수승전 지붕 변형.

심주완 문화부 팀장은 “수승전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의 지붕 변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밀진단을 통한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는 뒤틀린 공간으로 빗물이 새어들면서 흙이 팽창해 기와가 들리는 현상으로, 내부에 심각한 목재 손상이 우려될 뿐 아니라 올 겨울이 지나면서 급격한 온도 변화가 생기면 심각한 경우 터져 완전히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팀장은 “북한의 경우 목조건물을 짓거나 보수할 만한 기술이 없기 때문에 남측의 전문인력 및 기술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계사가 복원된 지 8년만에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그간 남북 정부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신계사는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양측 정부와 불교계의 노력으로 복원불사를 완료했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목조건물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점검 및 보수 등 후속 과정이 일체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목조건축물은 그 재료적 특성상 건립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크고 작은 보수가 진행돼야 함에도, 신계사는 복원이 이뤄진 이후 8년간 단 한 차례의 정밀 조사조차 없이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다.

▲ 대웅보전 암막새 탈락.
실제 박재산 민추본 사무국장에 따르면 2007년 복원 이후 신계사 방문은 사실상 1년에 1회 기념법회가 유일했다. 때문에 매년 짧은 시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 정밀조사나 본격적인 보수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3년전 내린 폭설로 인해 훼손이 가속화됐다는 게 박 국장의 설명이다.

박 국장은 “기와의 경우 다행히 북측에서 보관하고 있던 잔여 수량이 있어 자체적으로 수리해 왔지만 이마저도 3년전 폭설로 모두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적인 보수도 중요하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내부적인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파견한 가운데 정밀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추본 사무총장 진효 스님은 “신계사는 불교계 뿐 아니라 남북교류를 통해 일궈낸 중요한 문화자산”이라며 “시간이 더 지체된다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 자명한 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조불련·통일부와의 협의를 진행해 이에 대한 조사 및 보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민추본은 11월9~10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간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 모임’에서 조불련 측과 이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한편, 통일부에 대해 신계사 정밀조사 및 보수를 위한 방북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18호 / 2015년 1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