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학원의 탈종단화에 반대한다. 선학원은 조계종과 대화해 갈등을 해결하라. 독단적 구조의 선학원 이사회를 개혁하라.”
분원장 57명 동참…조직공개
‘전국 분원장 회의’ 개최요구
불교닷컴 배상금대납 질의도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상임대표 법상 스님·이하 선미모)은 12월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학원 이사회를 향해 이같이 요구했다. 선미모는 이날 ▲탈종단화 반대 ▲조계종과의 대화 ▲이사회 개혁 등 3대 활동목표를 공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정진을 천명했다.
상임대표 법상 스님은 모두발언에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스님은 “우리 분원장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거나 우물쭈물 하는 사이 일부 이사들에 의해 탈종단화가 심화되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이 문제는 외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우리 내부의 일이기에 우리가 먼저 참회하고 자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학원과 조계종은 원래부터 다른 단체라는 주장은 선학원을 만든 선사스님들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온 어리석은 견해”라고 질타했다. 스님은 “우리 분원장들은 조계종에서 승려가 되었고 조계종을 기반으로 수행하고 법을 전했다”며 “조계종 승려로서 사찰을 일구었고, 본래 선학원과 조계종은 한 뿌리이기에 선학원에 사찰을 등록한 것”이라고 선학원 이사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빚어진 조계종과의 갈등은 선학원 이사회가 대의기구로서의 책무를 망각하고 분원장들의 뜻에 반해 독단적 일을 처리해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이사회에 분원장들의 뜻이 전달되고 대중공의로 결정될 수 있도록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선미모의 지적이다. 스님은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한만큼 선학원 이사회도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민주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선학원 이사회는 분원장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구가 아니라 분원장들을 위해 봉사하는 대의기구로 회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이사들이 선미모에 대해 재단의 권력에 관심 있는 분원장 모임이라고 했다는데 선학원에 그런 권력과 이권이 있다는 것을 그분들로 인해 처음 알게 됐다”며 “만에 하나 그런 이권과 권력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현 이사회가 독점하고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해체해 구성원인 분원장들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선미모는 이날 조직기구를 공개하고 선학원 이사회가 결의·집행한 일부 사안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명요청 사항으로는 ‘승려에게만 위임될 수 있는 창건주 권한이 괴산 백운사의 경우 재가자에게 위임된 이유’, ‘모 선학원 이사가 가처분 참여 분원에 대해 소송비용 청구 및 연말정산영수증 발급불허 등을 거론하며 겁박한 것이 이사회의 뜻인지 여부’, ‘임원 가운데 비독신 존재 유무’ 등이다. 특히 불교닷컴이 법보신문과의 소송에서 패소해 발생한 배상금을 선학원이 대납한 이유와 어떤 논의를 거쳐 결정했는지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선미모 운영위 총무 심원 스님은 “우리 분원장들은 조계종을 떠날 수 없기에 탈종단 반대와 조계종과의 대화, 이사회의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며 “선미모는 자발적이고 독립적이며 주체적으로 3대 활동목표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조계종선학원정상화추진위와 협력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탈종, 이사 선임 등 중요 사안은 전체 분원장들이 모인 가운데 의견을 청취해 결정해야 한다. 기준도 모호한 지역 중진 분원장 모임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선학원 이사회에 ‘전국 분원장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한편 선미모는 현재 조계종 승적을 가진 선학원 분원장 250여명 가운데 4분의1에 해당하는 57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상임대표 부산 수월선원 법상 스님을 비롯해 성열(강남포교원), 경희(서봉사), 자민(연대선원), 법일(개심사), 현근(금천선원), 효경(청화선원) 스님 등이 참여하는 고문단과 현중(보광사), 도무(해운정사), 설봉(기원정사), 혜원(신광사), 혜욱(봉덕선원), 심원(청화사), 명연(서봉사), 고심(안심선원), 행관(무진선원) 스님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로 조직을 구성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24호 / 2015년 12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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