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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는 어두운 시대 밝히는 빛”

기자명 법보신문

교수신문 에세이 최우수상 한양대 이도흠 교수

“원효는 마르크스 사상에 심취했던 젊은 날의 끄트머리에서 스치듯 만났습니다. 그렇게 만난 원효의 사상은 어두운 시대를 밝힐 수 있는 빛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인연으로 여러 편 글도 쓰고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교수신문이 주관한 학술에세이 공모전에서 ‘생태이론과 화쟁사상의 종합’이란 주제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도흠〈45〉 한양대 교수. 그는 이 글을 통해 우열이 아니라 차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투쟁과 모순이 아니라 자신을 소멸시켜 타자를 이루게 하는 상생의 사유체계인 원효 화쟁사상이 생명공존의 참다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설득력있게 밝혔다.

“홍수를 막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댐을 쌓는 것이고 하나는 물이 흐르는 대로 물길을 터주는 것입니다. 댐을 쌓는 것이 근대적, 서구적 패러다임에서 비롯된 대안이라면, 물길을 터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은 화쟁(和諍)의 패러다임에서 비롯된 대안입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화쟁은 원효의 철학만이 아니라 우리 집단무의식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으로 우리 속에 잠자고 있는 이 화쟁의 사유를 꺼내어 자연과 우리, 인간과 지구상의 온 생명 사이에 화쟁의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것.

“불교를 비롯한 동양사상이 자연친화적이고 일원론적이며 감성중심의 미학적 사고를 지녔다는 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동양사상을 대안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보편성과 오늘의 현실맥락을 배제한 당위적이고 선언적인 공리공론에 그친다면 단지 공허할 뿐입니다.”

현실적인 가능성이 적더라도 정당성이 있다면 언젠가는 현실화된다고 믿는 이 교수는 “앞으로 글쓰기의 형식 실험과 함께 화쟁사상을 기반으로 한 대안사상 모색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의 에세이를 비롯한 당선작들은 최근 출간된 "생명에 관한 아홉 가지 에세이"(민음사)에서 읽을 수 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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