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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NO! 연기자”

기자명 법보신문

下心 몸에 밴 배우 이도련 씨

조계사 대웅전에서 막 108배를 마치고 나온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어 있었다.

“절에 가면 으레 108배를 합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복잡한 생각을 바로잡는데 이보다 좋은 게 없더라구요.” 약속시간에 쫓겨 채 숨을 고르지 못한 기자를 부끄럽게 하듯 그가 던진 한마디는 그의 깊은 불심을 알기에 충분했다.

탤런트 이도련(57) 씨. 그의 이름 석자를 듣고 바로 알 수 있는 유명한 연예인은 아니지만 KBS 1TV 대하드라마 ‘제국의 아침’에서 ‘김부’ 역 등 드라마 곳곳에서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꾸준히 펼쳐가고 있는 배우다.

드라마 출연 경력 30년이 넘는 그에게는 독특한 연기철학이 있다. 연기보다는 좋은 역할을 맡아 쉽게 유명세를 타고자하는 여느 배우와는 달리 철저한 자기 노력을 통해 연기로써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69년 MBC 탤런트 공채 1기로 데뷔해 그 해 드라마 ‘사랑하는 갈대’에서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신인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방송 출연을 중단한 채 연극과 성우의 길로 뛰어들었다. 자신의 연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훌륭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어진 배역에 몰입해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것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극을 통해 연기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었지요.”

90년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연극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에 출연하면서 그는 연기 생활에 있어 새로운 도약을 맞이했다.

연극 ‘그것은~’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스님 역. 깊은 산사에서 계를 지키며 살아가는 스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끊는 등 수행자로서 삶을 생활속에서 그대로 실천하려 노력했다.

“이 작품에 주인공을 맡으면서 이번만큼은 주어진 역할에 몰입해서 연기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수행자로서 살기 위해 제 스스로 노력했죠.”

이 같은 노력으로 그가 출연한 연극 ‘그것은~’은 제 24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남우주연상, 작가상, 특수분장상 등을 휩쓸었다.

연극 ‘그것은~’이 끝난 이후에도 그는 새벽마다 108배와 참선을 하면서 연기에 앞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주말이면 경기도 안산 진덕사를 찾아 참선을 통해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곤 한다.

그는 오는 5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연극 ‘장화홍련 실종사건’에서 또 한번 화려한 비상을 모색중이다. “유명한 연예인보다는 훌륭한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떠한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겸손하고 솔직한 배우 이도련 씨에게는 불자로서의 아름다운 내음이 배어 있었다.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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