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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시동생 부부

기자명 법륜 스님

남편이 작은 운송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체장애 3급인 시동생이 남편 사무실에서 근무 하는데 하는 일 없이 월급만 타갑니다. 시동생이 벌어가는 돈으로 동서와 어린 조카 두 명이 생활합니다. 동서는 일을 하지 않고 저축도 하지 않아서 모아 놓은 돈도 없습니다.
회사에 자리가 나서 남편이 동서에게 일을 권했지만 안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둘째 아이 낳을 때 제왕절개수술비가 없다고 저희한테 달라고 하고, 시동생의 음주운전 벌금도 저희한테 달라고 해서 해결했습니다. 남편이 버릇을 고치겠다며 시동생 월급을 줄였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시동생을 퇴사시켰더니 그때서야 동서가 식당 일을 나갔습니다. 3개월 후 남편이 안타까워서 시동생을 다시 복직시키자 바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남편은 둘이 열심히 노력하면 도와주려고 하는데 둘 다 의지가 없다고 애물단지라고 합니다. 저는 동서에게 생활비는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주던 월급만큼 저희가 적금을 부어서 나중에 아이들 대학 갈 때 도와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처신일까요?

장애인 남편과 애까지
돌봐야 하는 동서에게
많은 요구를 할 수 없어
도울 수 있는 게 행복

내가 300만원을 벌어서 동생한테 100만원 주는 사람이 낫겠어요, 내가 지체부자유자가 되어 동생으로부터 매달 100만원 받고 사는 게 낫겠어요? 그러니 이것저것 너무 따지지 말고 아직까지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동생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머지 않아 질문자는 재산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동생을 도와주지 않도록 내 수입이 없어지는 것도 소원성취이기 때문입니다. 도와줄 수 있는 지금의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어느 게 나은지 질문자가 선택하시면 됩니다. 시동생에게 돈을 주고 싶지 않으면 이 일을 문제 삼으면 되고, 그것보다 나에게 돈이 생겨서 시동생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 싶으면 지금과 같이 지내시면 됩니다. 만약 동서를 일터로 내보내고 지원을 하지 않으면 조금 있다 두 아이를 내가 키우게 될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이런 형편이 되면 가족도 버리고 떠나갑니다. 동서가 집을 나가 지체부자유 시동생과 조카 둘을 내가 돌보는 것보다 얼마를 지원해서 그 식구끼리 살게 하는 것이 나한테 부담이 적습니다. 동서가 돈을 벌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동서가 시동생도 돌보고 조카들도 돌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돌보는 비용으로 동서에게 매달 300만원을 줘도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원망할 일이 아니라 도망가지 않고 살고 있는 것만 해도 엄청나게 고마워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 두 분은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살 꾀를 내는 게 아니라 죽을 꾀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기도하셔야 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내가 남을 도울 수 있어서, 어려운 동생을 도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동서한테도 고맙습니다. 동서가 시동생을 돌보고 조카들을 돌보고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저축을 하는지 안 하는지, 일을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는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몸이 불편한 남편을 돌보고 네 살, 일곱 살짜리 아이를 돌보는데 직장까지 나갈 여유는 없습니다. 남편에게도 말하십시오. 남편이 동의하지 않으면 내가 기도를 해서 오히려 남편을 격려해야 합니다.

정토회 지도법사

[1329호 / 2016년 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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