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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육식의 절제가 자연 지키는 일

기자명 일운 스님

새벽예불 나선 길, 차디찬 바람에도 하늘은 더욱 청명해 사물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를 올려보다가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얼키설키 지어놓은 새 집을 발견했습니다. 불영사의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에서 놀라운 집짓기 기술과 새끼를 보호하려는 여느 부모의 헌신적인 자애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보다 항상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저렇듯 평화롭게 살고 있는 저들의 권리를 아무런 마음의 가책 없이 빼앗아갈 수 있을까요. 살아있는 생명 모두에게는 남에게 해침을 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서로가 생명을 존중하고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조금씩만 내어주면 이렇듯 청정한 자연이 나와 내 이웃과 늘 함께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불교에서는 육식에 대한 생각과 금하는 내용이 경전(‘열반경’ ‘능가경’‘범망경’ 등) 속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기불교시대에는 공양 음식의 재료에 분별심을 내기보다 그 속에 담긴 더 큰 의미로서 공양의 공덕을 되새겼으나, 대승불교시대로 접어들어서는 육식에 대해 엄격히 금하는 내용을 담은 경전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열반경(涅槃經)’에서는 ‘불식육계(不食肉戒)’를 불성과 연관시켜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 하였으며, ‘범망경’ 보살계본에서도 “불자가 일부러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어떠한 중생의 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고기를 먹으면 대자비의 불성의 종자를 끊는 것이어서 중생들이 보고는 도망가나니, 그러므로 일체의 보살들은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고기를 먹으면 한량없는 죄를 짓는 것이며, 일부러 먹는다면 이는 경구죄를 범한 것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유정, 무정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는 종자를 가지고 있는데 살생으로써 자비심이 끊어지고 생명존중의 사상에도 어긋나는 불선(不禪)의 행이 된다는 이유입니다.

비단 불자만이 아니라 육식의 절제와 금식은 현재, 전 인류 앞에 놓인 문제로 보아야합니다. 소수 대기업의 공급자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시켜가며 저가의 사료가 되는 유전자변형의 옥수수와 콩을 대량 생산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많은 가축들은 병들고 온전치 못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것을 먹는 사람들은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거스르는 일, 식(食)의 즐거움만을 찾고자 살생을 서슴지 않는다면 악행은 다시 되돌아와서 사람에게 반드시 인과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잘 먹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내 행복과 남의 행복을 함께 생각해야합니다. 병신년에는 모두가 자비심을 내어 병들어가는 자연을 되살리는 방법으로써 육식을 절제하고 나아가 불식육(不食肉)하는 한 해 되기를 간절히 발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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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탕수

 
표고버섯을 주재료로 고구마, 피망, 당근, 양배추 등 계절에 맞는 채소를 이용한 채수에 식초, 설탕, 간장, 전분을 섞어 만든 탕수소스를 끼얹어 먹음직스러운 버섯탕수를 완성했다. 절집 스님들도, 일반인들도 누구나 좋아하는 버섯탕수는 채식 위주의 식사에서 부족 하기 쉬운 지방섭취를 튀김을 이용한 영양보충 메뉴이다. 남은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 누룽지탕수를 해도 다들 좋아하는 별미가 된다.

[1330호 / 2016년 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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