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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위제희 부인의 선택

부처님이 모든 불국토 보여주자
서방정토 선택하는 위제희 부인

위제희 부인은 예토에 염증을 냅니다. 그래서 그녀가 “오직 바라는 것은 부처님의 빛이 비추어서 청정한 업으로 만들어진 세상을 관찰할 수 있게 하소서”라는 것뿐입니다. 극락을 청정한 업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법장보살의 48가지 서원이 청정한 업이기 때문입니다.

아미타부처님 국토 왕생 발원
위제희에 가피 내리는 부처님
남편 빔비사라왕도 가피 입어
번뇌 끊어지는 불환 경지 도달

이 위제희 부인의 희구(希求)에 부처님께서는 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미간으로부터 금색의 빛을 놓으셔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다시 부처님의 정수리에 (빛을 모아서) 머물러 있게 했다가 마치 수미산과 같은 금색 대(臺)가 되게 하셨다. (그 금색 대) 안에 시방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도 아름다운 국토가 나타났으니, 어떤 국토는 칠보로 이루어졌으며, 또 어떤 국토는 순전히 연꽃으로 이루어졌으며, 또 어떤 국토는 마치 (욕계 6천의 하나인)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궁전과 같았고, 또 어떤 국토는 유리(頗梨) 거울과 같았는데, 시방 세계의 모든 국토가 그 안에 다 나타났다. 이렇게 무량한 모든 부처님의 국토가 아름답게 나타났으니 (위제희가) 다 볼 수 있었다.”

예토나 정토나 똑같이 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면, 차별이 없을 것입니다. 금·은 등의 칠보, 연꽃, 그리고 유리거울로 뒤덮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그 세상에 태어나기만 한다면 고통 없이 살 수 있으리라 믿어지게 합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를 다 보여주었습니다. 자, 보라.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다. 그런데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선택해 보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때 위제희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모든 불국토는 비록 다 청정하며 모두 광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기꺼이 아미타불이 계신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나고자 합니다.” 이것이 위제희 부인의 선택입니다. 다른 모든 국토 중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선택합니다. 아미타불이 계신 곳으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왜 위제희 부인은 오직 서방정토를 선택하고 있을까요? 저로서는 그것이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연은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뭔가 서쪽에서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을 더 느낀 것입니다. 굳이 다른 이유를 추정한다면, 사실 위제희 부인은 이미 이날 이전에 부처님으로부터, 혹은 스님들로부터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널리 법을 설하고 법을 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미 그것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뜻임을 위제희 부인이 간파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실제 신란(親鸞, 1163~1272) 스님 같은 분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렇게 선택하도록 했다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이제 선택은 끝났습니다. 먼저 선택한 뒤에 수행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오직 원합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사유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저에게 올바로 명상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사유와 정수(正受)는 다 일종의 명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사유’나 ‘정수’는 둘 다 명상, 즉 관찰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곧 미소를 지으시고는 입으로부터 빛을 방광하셨는데, 하나하나의 빛이 빈바사라(빔비사라)왕의 정수리를 비추었다.” 부처님의 미소, 그 뜻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럼 그렇지. 그대가 서방정토를 선택할 것을 나는 알고 있었네. 이런 미소일 수도 있습니다. 또 동시에 가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위제희 부인의 남편(대왕)에게까지 빛을 비추어 줍니다. 그러자 “그때 대왕은 비록 갇혀 있지만, 마음의 눈에는 걸림이 없어서 멀리 세존을 뵈올 수 있었다. 머리를 (땅에 대고) 예배하자, 저절로 (수행의 힘이) 자라서 아나함(阿那含, anāgāmin)을 이루었다.”

대왕은 공간을 뛰어넘어 어디든지 볼 수 있는 천안통(天眼通)이 열리고, 욕망의 세계에서 겪게 되는 모든 번뇌가 다 끊어지는 불환(不還)의 경지에 이릅니다. 빈바사라왕은 구제된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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