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경수행 김은경씨-하

기자명 법보신문

1000일 기도정진 입재
삶에 생명 찾아온 환희
매일 참회하는 맘 발원

▲ 선행화·44
뜻 깊은 봉사라 너무 뿌듯하고 보람찬 하루였다. 도반들은 부족한 솜씨로 이것저것 음식을 해서 대접해 올렸다. “오늘 음식 참 맛있었어요.”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먹고 나온 어린 친구의 말 한마디는 가슴에 아련함을 남겼다. 고아원에서 지낸 어린 친구들의 ‘엄마손맛’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번엔 1000일 기도였다. 첫 100일 기도 회향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데…. 김경숙 청소년연구소장님은 100일 기도 10번을 제안했다. 모두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싫지 않은 얼굴이었고, 심지어 웃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100일 기도 2차로 접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3차, 4차 이어오면서 지금은 30명 넘는 도반들과 9차 100일 기도에 입재했다.

2013년 5월부터 시작한 기도가 이날까지 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입재와 회향을 오가는 동안 내게도 많은 변화와 특별한 일들이 생겼다.

우선 마음에 여유가 찾아왔다. 성실히 기도에 임하지는 못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알아가고 경전을 읽으며 사경과 사불을 가까이 하면서 좋은 기운을 받는 듯했다. 평소 아이와 남편을 대할 때나 남을 대할 때도 한층 마음이 여유로워진 모습을 느낀다.

교회는 하나부터 열까지 옆에서 가르친다. 하지만 불교는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그 말에 겁도 없이 불교대학에 들어가 배우고 절 구석구석 내 손길이 필요한 곳에 봉사하면서 남에게 미루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일까. 이런 게 부처님 가피라고 하는 걸까. 아직 많이 부족한 내게도 부처님은 너무 특별하고 큰 선물을 보내주셨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일이었다. 그래서 더 눈물 나도록 특별한 선물이 내게 찾아왔다. 2014년 3월2일. 새 생명을 잉태한 것이다. 100일 기도 3차 입재와 동시에 찾아온 고귀한 생명의 소식이었다. 내게 다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기쁨을 주셨고, 딸아이에겐 동생을, 남편에겐 아들을 선물했다.

결혼 8년 만에 어렵게 우리 곁에 온 첫째 딸아이. 그 딸아이가 4살이 되던 해 혼자는 외로울 것 같아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는 힘들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었다. 둘째는 포기하고 완전히 잊고 살아왔던 날들이었는데….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임신 소식은 믿어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부처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수없이 되뇌었다. 모든 사람들이 임신 소식을 듣고 부처님 가피라며 기뻐하고 축하해줬다. 부처님 가피로 얻은 둘째가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에도 행복한 기도를 계속 이어갔다. 불교대학도 졸업했고 건강한 아들도 출산했다.

비록 출산을 핑계로 간혹 기도를 게을리 하고 힘들어 하긴 했지만 그전까지 아이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도 여행을 가도 시댁이나 친정 어디에서도 놓지 않았던 기도였다. 부처님이 어여쁘게 봐 주셨으리라 믿는다.

지금은 재가동안거 기도하는 우리 딸아이 때문에 다시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세상 모든 이가 아프지 않도록 기도한다는 딸아이의 크나큰 발원에 깜짝 놀라 많은 반성을 하면서도 불연이 가져다 준 이 행복에 환희심이 더 크다.

딸아이도 나도 앞으로 기도가 습이 되길 간절히 발원한다. 항상 부처님 가피 속에 행복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하루하루 참회하는 마음으로 올리는 기도가 세상 가장 행복한 시간이길 원한다.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