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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깨끗한 자연이 곧 청정한 음식이다

기자명 일운 스님

날로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신경정신질환계의 크고 작은 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상치도 못한 범죄 또한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온갖 치유의 대안을 찾아 헤매이다 자연친화적인 음식인 사찰음식을 정신과 몸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방편으로 주목하고 지대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에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며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연과 호흡하고 좌선 혹은 명상을 통해 심신의 평온함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단지 짧은 시간의 경험으로 나에게 주는 포상 같은 이벤트가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치유케한다는 생각에 그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림처럼 연출된 일상을 SNS에 게재하고 만인에게 스스로 행복해하며 살고있다고 위안해 보지만 실질적인 내면의 공허함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일입니다.

잠시 멈추고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십시오. 좋은 것을 바깥으로부터 찾을 것인가 아니면, 좋은 환경을 생각으로부터 만들 것인가를.  맑은 공기를 끊임없이 뿜어주는 숲과 깨끗한 물, 신선한 바람이 이루는 자연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자리에 대부분의 절들은 터를 잡고 스님들은 수행하며 농사를 짓고 산으로 들로 채집해서 먹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찰음식의 재료가 되는 식물들은 그 땅의 정기를 받고 물을 먹고 바람 맞으며 자란 재료들입니다. 그것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흔히들 말하는 신토불이 ‘사찰음식’입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을 써 왔지만 피부로 느끼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는 뜻이며,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어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이 말은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 사이 붐이 일고 있는 슬로우푸드, 오가닉푸드, 힐링푸드로 불리며 외국에서 건너와서야 비로소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음식이 생명의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잘 먹는다는 것이 건강하게 잘 산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른 의식을 가져야하며 깨끗한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무엇보다 힘을 기울여야 할 것 입니다. 청정한 도량을 가꾸고 깨끗하고 정결한 음식을 먹으라고 강조한 부처님의 말씀은 이로써 몸을 보존하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금강송으로 둘러싸인 천축산 불영사의 숲은 청량한 바람이 일어 계곡물을 맑히고 대지를 기름지게 만들어 땅 속의 새싹들을 잠 깨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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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의 장(醬) 담그기

 
예로부터 정월달 길일을 택해 간장을 담그면 변질이 덜 되고 맛이 좋다고 한다. 동지 아래 음력 12월 초삼일쯤 메주를 걷어 아랫목에 군불을 지피고 한 달 반가량 메주를 잘 띄웠다. 천일염을 2~3년간 서늘한 곳에서 묵혀 간수를 빼고, 참나무를 잘라 아궁이에서 참숯을 만들면 어느덧 간장 담글 준비는 끝이 난다. 메주를 솔로 문질러 씻은 후 잘 말리고 작년에 농사지은 고추와 마른 대추를 더하고 불영계곡 청정 1급수를 부어주면 간장 담그기가 완성된다. 이로부터 30~40일 후 장 가르기를 하기 전까지는 넓은 통에 담가두었다가 메주와 간장을 분리하면서 항아리로 옮겨 담는다.

 

[1335호 / 2016년 3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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