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한전부지환수위원회 위원 스님들은 3월23일 기원 법회에 이어 서울시장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시청으로 향했지만, 청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경찰의 의해 저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청사 진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스님들을 밀치고 가사를 잡아끄는 등 폭력에 버금가는 행태를 보여 불필요한 충돌을 빚었다. 특히 경찰은 청사 입장을 저지당한 일부 스님들의 가사가 벗겨지고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대열을 갖춰 막으라”고 소리를 지르며 혼란을 키워 논란이 일었다.
이날 스님들의 청사 방문은 법회의 일환으로 계획됐고 ‘화엄성중’ 정근을 이어가는 등 여법한 행렬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저지는 필요이상으로 강경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경찰까지 동원해 스님들을 과도하게 저지한 것은, 서울시의 지속적인 면담 거부가 다분히 의도적이거나 환수위 입장 전달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스님들이 시청을 찾은 것 자체가 그동안 서울시장 면담 요청이 수차례 거부됨에 따른 자구책이었기 때문이다. 환수위는 그동안 한전부지내 현대자동차 개발 인·허가 보류 및 이에 대한 불교계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거듭 시장 면담을 요청했고, 3월10일과 14일에는 직접 청사를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사에 들어간 환수위 공동위원장 지현 스님과 상임위원 혜일 스님 등 일부 스님들도 1층 로비에 가로막힌 채 면담 요청 의사만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현 스님은 청사를 나온 뒤 “경찰과 직원 등에 가로막혀 1층 로비에서 서울시 직원에게 면담 요청 의사만을 거듭 전달한 채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상황에 대해 총무원 홍보국장 효신 스님은 “스님들의 여법한 의사 전달을 경찰을 동원해 과도하게 막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도치 않은 불미스러운 충돌이 생겨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특별취재팀=김현태·송지희·김규보 기자
[1337호 / 2016년 3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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