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남해 염불암에 산다. 가끔 방송 일로 도시에 머물지만 대개 산사에 머물며 지낸다. 남해 푸른 바다와 호구산, 밤새 절 마당을 지키는 달빛, 사철 피고 지는 꽃과 나무가 모두 스님의 벗이다. 그들은 스님이 써내려간 글로 스며들어 하얀 백지를 변화가 약동하는 우주법계로 만들어냈다. 그 풍경 눈으로 따라 걷다보면 스님이 길어 올린 지혜가 어느새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린 겨울나무에 봄이 오는 것을 보십시오. 얼마나 어여쁘게 옵니까.(…) 놓을 땐 완전하게 놓으십시오.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
염불암 아래 용소마을 농부와 어부, 그리고 허리 굽은 할머니들 역시 소중한 벗이다. 스님은 이들의 작은 몸짓을 가만히 주시하고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여기에 월간 ‘해인’ 편집장 출신의 ‘불교계 대표 문사’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유려한 표현력이 더해져 독자들을 감수성과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봄날 언덕에 걸터앉아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1만4000원.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38호 / 2016년 4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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