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 채식 위주 식사하기

채식은 모든 생명에 대한 지극한 자비심

 
2009년 12월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지구온난화 토론회장에서 영국 록 밴드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했다.

육식식단으로 인한 폐해
전 인류 문제로 급부상
생명윤회·인과응보 따라
상호의존 대한 자각 필요

‘고기 없는 월요일’은 일주일에 하루 고기 없는 식단으로 지구를 살리는 운동이다. 꼭 월요일이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기를 먹는 대신 채식을 통해 지구환경을 지키는 데 참여하자는 것이 이 캠페인의 취지다.

그는 식단을 바꾸는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지구의 미래를 바꾸고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설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일주일 중 하루만 육식 식단을 채식으로 전환하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25분의1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폴 매카트니의 제안에 적극 동의했다.

이렇게 시작된 ‘고기 없는 월요일’은 현재 36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육식 절제와 채식 습관이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은 것은 이 두 습관이 단순히 개인의 건강문제가 아닌 전 인류 앞에 놓인 문제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육식소비가 지구환경에 끼치는 부작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단적인 예로, 인간을 배불리기 위한 가축 사육을 위해 막대한 축사의 재료와 사료 공급으로 곡물이 대량 소비되고 있다. 세계 식량의 3분의1 이상이 가축사료로 투입되면서 연간 10억 명이 배고파 죽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악순환은 기후변화, 수질 오염 등으로도 이어진다. 산림을 목초지와 사료생산 농지로 사용하며 숲이 사라지고 가축 배설물에 의한 메탄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하며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뿐만 아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수많은 가축들이 병들어 간다. 이는 곧 인간에게 돌아와 그것을 먹는 사람이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육식을 절제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인과에 있다.

‘불살생’을 강조해온 불교에서는 채식 위주의 삶을 권장해왔다. 살생이라는 악업은 또 다른 살생을 낳기에 생명을 해치는 행위도 엄격히 경계해왔던 것이다. ‘능엄경’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둬야 한다. 고기 먹는 자들이 설혹 삼매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대나찰(大羅刹)로서 그들은 사후 필히 생사고해에 빠져버린다. 그들은 부처의 제자가 아니다. 고기를 먹는 자들은 서로 살상하여 먹는다. 이 생에서는 내가 너를 먹고 다음 생에서는 네가 나를 먹는 악순환을 영원히 끊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이 어찌 삼계를 뛰어 넘을 수 있겠는가?”

채식은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한 생명임을 지향하는 점에서도 생명체를 하나의 ‘나’로 생각하는 불교 사상과 맞닿아있다. 불교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사상에서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생명체는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음식에도 마찬가지다. 음식에 대한 바른 마음이 곧 생명 존중이다. 불교의 생명관은 동물, 식물, 사람, 흙, 바람까지 모든 중생이 한 우주 안에 공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모두가 하나인 것이다. 자연의 생명이 나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을 깨달아야 좋은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이렇게 부처님의 자비는 사람에게 한정돼 있지 않고 뭇 생명으로 확장돼 있다.

고용석 생명사랑채식실천협회 대표는 “불자로서 윤리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분리시켜선 안된다”고 말했다. 계율이 곧 수행임을 강조한 고 대표는 “동물의 고통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자신을 헤치는 것과 같다”며 “죽어가는 동물과 생태계 속에서 병들어가는 우리에 대한 알아차림이 없다면 수행에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의 채식운동은 모든 생명을 향한 자비심과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마음살피기에 기초 한다”며 “이는 상호의존성에 대한 자각의 한 표현인 채식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