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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꽃의자

시방에 빛을 내는 보배의 꽃의자
아미타불 앉을 그 의자 생각하라

위제희 부인 앞에 아미타 부처님이 나타났습니다.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에서 모시고 있었습니다. 감사한 일이고, 행복한 일입니다. 우리는 감사한 일, 행복한 일을 만날 때마다 이웃을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올 세대를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이웃과 모든 후손들이 다 우리처럼 감사하기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칠보로 이루어진 땅의 연꽃
하나마다 백 가지 보배 빛
잎엔 팔만 사천 엽맥 있고
봉우리는 청정한 구슬 장식

위제희 부인도 그러했습니다. 그녀 자신은 이미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올 중생들은 어떻게 아미타불을 뵈올 수 있겠는가? 걱정을 합니다.

그 자비로운 질문에 대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내놓으시는 대답이 제7 화좌관(華座觀)입니다. 아미타불이 앉으실 의자, 꽃으로 된 의자를 떠올리면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저 (아미타) 부처님을 관찰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극락의) 칠보로 이루어진 땅 위에 연꽃이 있다고 생각하라.” 물론, 이 연꽃이 우리 사바세계에서 보는 듯한 연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극락세계의 연꽃이므로 당연히 사바세계의 연꽃과는 다를 것입니다. 연꽃이 다르지 않다면, 극락은 극락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연꽃의 하나하나의 잎은 백 가지 보배가 내는 빛을 띠고 있다.” 하나하나의 잎마다 다 백 가지 보배가 달려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꽃의 잎에는 “팔만 사천의 엽맥(葉脈)이 있는데, 마치 하늘에 그려진 그림과 같고, 하나하나의 엽맥에는 팔만 사천의 빛이 있어서 너무나 분명하게 모든 사람들이 다 볼 수 있게 하였다. 꽃의 잎이 작은 것은 가로 세로 이백 오십 유순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연꽃에는 팔만 사천의 잎들이 있으며, 그 잎들 사이에는 백억 개의 보배 구슬이 장식되어 있다. (다시) 그 하나하나의 보배 구슬은 천 갈래의 광명을 발하고 있는데, 그 빛은 칠보로 합성된 하늘 덮개로 변해서 두루 땅 위를 덮고 있다. 능히 갖가지로 여의주를 나타내는 보배로써 (연꽃의) 봉우리(臺)로 삼고 있는데, 이 연꽃의 봉우리는 팔만 개의 킨슈카 보배(kiṁśuka-ratna, 甄叔迦寶), 청정한 보배 구슬(梵摩尼寶), 아름다운 진주의 그물로 장식하였다.”

킨슈카는 인도에서 나는 나무인데, 이 나무의 꽃 색과 유사한 붉은 색의 보배를 킨슈카 보배라 한다는 것입니다. 범(梵)은 범천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형용사로서 ‘청정한’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범마니보’를 청정한 보배 구슬이라 번역하였습니다.

“그 (연꽃의) 봉우리 위에는 저절로 보배로 된 깃대가 네 개 있는데, 하나하나의 깃대는 마치 백천만억 개의 수미산과 같다. 깃대 위에는 보배 비단이 있으니 마치 야마천궁(夜摩天宮)과 같다.” 야마천궁은 욕계의 제3천입니다. 그런 깃대 위를 “오백억 개나 되는 미묘한 보배 구슬로써 장식하였으며, 그 하나하나의 보배 구슬에는 팔만 사천 갈래의 빛이 있고, 그 하나하나의 빛에는 팔만 사천의 또 다른 금색이 있으며, 하나하나의 금색은 (극락의) 보배가 덮인 땅을 덮고 있어서 곳곳마다 기이한 모습을 연출하였으니, 혹은 다이아몬드로 된 봉우리와 같고, 혹은 진주 그물과 같고, 혹은 갖가지 꽃과 같은 구름모양을 만들기도 하였다. 시방(十方)으로 마음먹는 대로 변화하면서 불사(佛事)를 지었다. 이(러한 모습을 관상하는) 것을 화좌상(華座想)이라 말하며 일곱 번째 관찰이라 말한다.”

의자, 빈 의자가 있습니다. 아직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눈에는 그저 의자만이 보입니다. 나무의자도 아니고, 돌의자도 아닙니다. 꽃의자입니다. 보배로 된 꽃의자. 그 의자 안에 다시 온 우주가, 수미산까지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의자는 시방으로 빛을 냅니다. 주인이 없는 의자만 바라보아도 우리는 압니다. 그 의자의 주인이 우리 님인 것을. 의자 위에 앉으실 우리 님의 얼굴, 우리 님의 이름, 우리는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이 앉으실 빈 의자를 생각하면서, 그분을 기다립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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