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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84% 중도포기 고민…'강압적 분위기' 주된 요인

  • 교계
  • 입력 2016.05.31 15:59
  • 수정 2016.06.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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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학연구소, 교육원 워크숍서 행자 대상 설문조사 공개
조계종 행자관리 현주소 확인…5년간 410명 하산

조계종 교육원은 5월31일 전국 교구본사 출가지도법사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조계종 행자교육원에서 수계교육을 받은 행자의 84%가 중도 포기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자들이 중도포기를 고민한 가장 큰 이유는 강압적인 분위기와 체계적 교육의 부재로 꼽혀, 향후 조계종 행자 관리 및 교육 시스템의 대대적인 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태는 불학연구소가 올해 행자교육원에서 수계교육을 받은 행자 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계종 교육원은 5월31일 전국 교구본사 출가지도법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이를 공개하고, 행자 중도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불학연구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간의 행자교육 중에 중도포기를 고민한 행자수는 전체 81명 가운데 84%에 달하는 67명으로 나타났다. 여행자의 경우 전체 26명 중 21명, 남행자의 경우 전체 55명 중 46명으로 집계됐다.

중도포기를 고민한 가장 큰 요인은 ‘강압적인 분위기’로 드러났다. 이는 행자들이 행자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소통과 대화 없이 이뤄지는 불합리한 명령이나 강압적인 분위기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여행자의 경우 무려 95%가 이로 인한 하차를 고민했다고 답해 심각성을 더했다. 이는 사회가 민주화·평등화되고 있는 반면, 사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수직적 위계로 행자를 대하는 기존의 관행이 존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의 경우 교육 시스템의 부재(19명)와 강압적 명령(18명), 타행자와의 마찰(16) 등이 비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운력에 대해서는 남·여행자 모두 문제인식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대다수 행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 보다 개인의 신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포기 욕구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전체 응답자의 71%(45명)가 개인적으로 극복했다고 답했다. 반면 스님의 배려와 지도로 인한 극복은 13명에 그쳐, 행자 교육체계 속에서 지도스님들의 역할은 미미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불학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는 퇴사자가 아닌 행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지만 행자 관리와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용도로는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며 “특히 행자의 84%가 중도포기를 고민했다는 것은 현재 행자관리와 행자교육이 적절하게 운용되지 않거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년간 조계종 행자로 등록한 1576명 가운데 410명이 행자교육 도중에 하차한 것으로 집계돼 심각성을 더했다. 교육원이 이날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출가자수의 지속적인 감소와 더불어, 발심 출가한 행자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 5년간 등록 행자 가운데 26%가 수계를 포기하고 하산한 것은 행자 관리의 현주소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교육원 연수국장 석중 스님은 “실제 행자교육시 퇴소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일주일에서 보름 무렵으로 행자 등록이 완료되기 전”이라며 “통계는 등록 행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수치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퇴사율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육원은 이날 워크숍을 통해 행자 관리·교육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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