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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지 않고 깨닫는 조사선 기본 원리

  • 불서
  • 입력 2016.07.04 16:54
  • 수정 2016.08.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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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읽는 증도가- 상’ / 김태완 해설 / 침묵의 향기

▲ ‘선으로 읽는 증도가’
부산 무심선원 원장인 저자는 부산대대학원에서 중국 조사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선학 전공자다. 그러나 저자를 학자만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현재 그는 선원에서 재가자들에게 선을 지도하는 선지식이며, 대중들에게 선을 강설하는 법사이며, 선어록을 알기 쉽게 펴내는 저술가다.

“조사선의 공부란 언어를 발판으로 하여 언어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는 저자가 이번에는 ‘증도가’를 선으로 풀어냈다. ‘선으로 읽는 마하무드라의 노래’에 이은 저자의 설법 시리즈 6번째 책이다.

267구로 이뤄진 ‘증도가’는 깨달음의 진수를 잘 밝혀 놓은 까닭에 예로부터 선종의 고전으로 널리 애송돼 왔다. ‘증도가’를 지은 영가현각 스님은 중국 당나라 때 선승으로 ‘유마경’을 읽다가 홀연히 깨달았다. ‘증도가’는 영가현각 스님이 육조혜능대사로부터 인가를 받은 이후에 지은 글이다.

‘증도가’를 번역하고 강설한 이 책은 당장 눈앞의 법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열어주는 내용뿐 아니라 해탈의 체험을 한 사람이 그 뒤에 공부해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도 담고 있다.

저자는 ‘증도가’ 앞머리에 언급된 ‘법신을 깨달으면 한 물건도 없고, 본래 타고난 자기의 본성이 바로 진실한 부처이다’라고 명시한 구절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니까 일이 없어서 한 물건도 없고 아무 일이 없는 이게 자기 본래고, 원래 이 일이고 이거죠. 근데 뭔가 신통하고 희한하고 특별한 일이 있는 것을 추구하는 건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망상을 추구하는 있는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선의 요체가 ‘직지인심 견성성불’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킨다. 자기의 본성인 ‘마음’이 본래 부처이므로 그것을 곧장 가리켜 깨닫게 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선사들도 늘 지금 여기에 있는 이 마음을 계속 가리켜준다는 것. 임제 스님의 할도, 덕산 스님의 방도, 수많은 선문답과 설법들도 실은 모두가 ‘이것’ 하나를 가리켜서 깨닫게 하려는 방법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특히 저자는 조사선에서 일절 수행을 언급하지 않으며, 혜가 스님부터 공통적으로 설법을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음을 역설한다. 모든 유위적인 수행을 멀리하고 선지식의 말을 잘 듣다가 문득 알아차리는 게 원래 선의 전통적인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선수행’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현 풍토에서 수행이 배제된 조사선을 강조하는 저자의 설법이 생경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차근차근 읽다 보면 간화선 이전에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조사선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한편 '선으로 읽는 증도가(하)'는 7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2만2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50호 / 2016년 7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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