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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어도 괜찮을까요?

기자명 법륜 스님

7년 전 결혼해서 일곱 살, 다섯 살 된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욕을 하고 폭력을 일삼아서 아이들을 살리려고 이혼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TV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가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내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정신과에도 다녀봤지만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고, 엄마와의 이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어도 괜찮을까요?

부인 앞에 참회기도 먼저
아이들은 이미 상처 입어
삶의 어떤 장애오면 발병
따듯히 감싸며 대비해야

첫째는 부인한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나 때문에 당신 마음이 얼마나 답답했습니까? 내가 당신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참회기도를 하세요.

둘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려면 아빠는 늘 엄마를 두둔하고 이해시키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세상 사람들이 다 엄마가 문제라고 해도, 아빠는 항상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털끝만큼이라도 너희 엄마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아이가 나빠집니다. 엄마는 너희들을 사랑하는데 병이 생겨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해야 아이들의 정신적인 피해가 적습니다. 엄마가 나쁜 사람이 되면 아이들은 평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됩니다. 훗날 아이는 자기 경험에 의해서 자기 나름대로 판단을 하겠죠.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질병 상태에 있습니다. 이혼을 하든 안 하든 아이 엄마가 질환으로 인해서 엄마 역할을 할 수 없는 조건에 놓여있으니까 그 문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는 ‘여성’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를 기르는 사람이 엄마입니다. 생모가 기르면 생모가, 할머니가 기르면 할머니가, 유모가 기르면 유모가, 아빠가 기르면 아빠가 엄마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아빠가 엄마 역할을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사춘기 지나고 성년이 되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내가 지은 인연의 씨앗이 싹틀 것을 각오하고 있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놀라지 않게 됩니다.

이미 아이들 심성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지금이라도 따뜻하게 잘 돌보면 상당 부분 치유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입어버린 상처는 인생의 변환기에 어떤 장애에 부딪히면 반드시 발병하게 됩니다. 이 점을 아빠가 알고 있으면 그런 시기가 올 때 ‘아, 아이가 지금 잠복기를 지나서 발병하는구나. 내가 감싸야 되겠다’ 하면 어려운 일이 되지 않습니다.

아빠가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면 아이들은 저절로 잘 자랍니다. 혼자 사는 남자가 아내 없는 것에 대해서 열등의식이 있으면 아이들도 엄마 없는 것에 대해 열등의식을 갖게 됩니다. 질문자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어 하거나 우울해 하거나 한탄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하고, 질문자가 괴롭게 살면 아이들도 괴로워집니다.

나중에 질문자가 아내를 필요로 하게 되면 재혼을 하면 됩니다. 아이들한테는 ‘너희들을 위해서 아빠가 결혼한다’ 하면 안 됩니다. ‘아빠 혼자 살기 힘들어서 같이 살아야겠다’고 하면서 너희들을 돌봐줄 수도 있다고 해야 합니다. 아빠가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됩니다. 옛날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에 부모가 아이 키우는 교육받고 아이를 키우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똑바로 살면 자식도 똑바로 되는 겁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힘들어 하니까 아이들이 상처를 입어 사춘기가 되면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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