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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조계종 중앙신도회 팀장-하

사회경력보다 소중한 불연 만나다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이 있었다. 상업고등학교 선생님, 대기업 특채 사원. 20년 전 그 길을 택했다면 난 지금보다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여러 갈래 길 중 내가 선택하고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하고 와버린 나의 길. 이 길에서 어느덧 내가 부모님 손에서 자란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고, 부처님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 길을 택한 나에 대한 부처님의 가피가 아닐까 싶다.

20대후반부터 중앙신도회 근무
남북교류·행복바라미 활동도

대학졸업 후 3년간 대학생불교연합회 간사생활을 마치고 잠시 일한다는 마음으로 인연을 맺은 곳이 지금 18년째 근무하고 있는 조계종 중앙신도회이다. 1994년 종단 개혁 후 신도법이 제정되고 전국 24개 교구신도회 결성을 통해 명실공히 전국신도대표조직으로서의 중앙신도회가 1997년 창립되었다. 창립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초대회장의 사퇴로 혼란스러웠던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어 1955년 창립한 전국신도회와의 전격적인 통합을 통해 신도운동 61주년이라는 역사를 올곧게 이어올 수 있었다.

20대 후반부터 몸담은 이곳에서 너무나 많은 경험들을 지금도 하고 있다. 2001년부터 포교원과 함께 실시한 교구신도회 임원연수는 지역 교구신도회를 비롯한 본말사 신도회 임원들이 1년에 한번 1박2일 동안 교구본사에 모여 종단의 종책을 비롯한 리더십 교육을 받는 자리였다. 우리가 주관단체가 되다보니, 전 직원이 한 달에 많게는 3개 교구 연수를 진행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 교육 덕분에 난 전국의 교구본사를 모두 찾아 정말 많은 신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견지동 45번지의 환경과는 많이 다르고, 열악한 종무원들의 생활을 더 상세하게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 2013년 시작해 자리매김한 행복바라미 캠페인서 활약하는 모습.

아마도 내가 중앙신도회 생활을 시작했을 즈음 금강산 관광이 막 시작되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후 민간단체의 남북교류도 물꼬가 트여 종단도 금강산 신계사 복원에 박차를 가했다. 남북한 신도조직의 교류도 확대되어 2005년, 2006년에는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신계사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아직 못가보신 분들에게 죄송하게도 몇 번인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금강산을 가보기도 했다. 또 해외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을 통해 ‘조선왕실의궤’를 되찾은 일, 사회공헌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반갑다연우야 봉사단을 발족하여 국내외 봉사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일 등등. 모두 부처님과 함께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분들이 중앙신도회에 관심을 가져 주고 계신다. 그동안 부진했던 교구신도회의 재결성을 지난해 완성했다. 2013년부터 올해로 4년째 이어온 ‘행복바라미 캠페인’이 이제 불자들에게 어느 정도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행복바라미와 결부시켜 시작한 ‘불자답게 삽시다’ 역시 호응이 좋은 것 같다. 조금씩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자부심과 내용적으로 어떤 것을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점차 커지는 시기이다.

내가 이곳에 처음 왔던 그 당시에도 신행혁신과 신도조직화를 끊임없이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인생에서 변화의 끝은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 이 순간이 우리 후손들에게 좀 더 나은 자리와 나은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가 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돌아보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두 단체가 20년 동안 쉬지 않고 활동한 내 사회경력의 전부다. 하지만 이 두 단체를 통해서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은 그 어떤 경력보다도 더 진실되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58호 / 2016년 9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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