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 사경의 맥을 잇고 있는 외길 김경호 선생의 사경인생을 정리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외길 김경호 전통사경 회고전 ‘잉불잡란격별성’이 10월5~11일 서울 아라아트센터 5층에서 진행된다. 이번 회고전에는 김경호 선생의 40년 사경활동을 총망라해 작가가 꼽는 최고의 작품 20점 등 총 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매일 8~10시간,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9개월 이상을 몰두하며 제작한 작품들이다. 감지금니일불일자 ‘화엄경약찬게’, 감지금지7층보탑 ‘묘법연화경 견보탑품’, 감지금니 ‘아미타경·아미타불48대원’등은 한 작품 제작에 꼬박 2000 시간 이상 소요됐다. 특히 1996년 2달만에 체중이 12kg이 빠지면서까지 제작한 백지묵서 ‘금강반야바라밀경’은 작품의 크기 때문에 그동안 전시되지 못하다 21년만에 처음 전시된다.
김경호 선생은 지난 40여년 간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제작된 모든 사경 작품을 재현한다는 원력으로 전통사경 연구의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전통사경의 재현에서 나아가 자신이 개발한 양식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사경이 단순히 베끼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예술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1cm크기의 불상을 그리고 그 불상의 복장에 경전 한 글자씩 서사한다거나 7층탑 및 5층탑 1기를 그리고 그 탑의 탑신에 경전 한 글자(2~4mm)씩 서사하는 양식 등은 그가 새롭게 창안한 것으로 정교함이 돋보인다. 법신사리로서의 경구에 대한 김경호 선생의 최고 예우인 것이다.
김경호 선생은 “단순히 부처님의 말씀을 옮겨 쓰는 것이 아니라 청정한 마음으로 경전을 정성껏 옮겨 쓰고, 그 뜻을 깊이 헤아려 수지 독송할 때 진정한 ‘사경’이 될 수 있다”며 “작품을 응시하다보면 여러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2008년 이후 8년만에 갖는 최대 규모의 사경전이다. 이후 “현대 미술과 결합해 다양한 도구와 표현의 사경을 개척할 것”이라 했다. 전시 중인 10월7~10일 오후 3~6시에는 관람객과 만남을 통해 가까워지는 시간도 가진다. 02)733-1981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61호 / 2016년 10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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