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법정 스님이 입적하기 5년 전부터 스님의 일대기를 쓰기 시작했다. 법정 스님과 관련된 숱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얘기를 기록했다. 오래된 신문을 뒤져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스님의 시 12편, 불교설화 7편, 칼럼 4편을 발굴해냈다. 이 책에 널리 알려진 얘기뿐만 아니라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들이 여럿 담길 수 있었던 것도 저자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출가 후 스승인 효봉 스님 몰래 숨어서 습작을 하다가 들켜 여러 번 혼쭐이 났던 일, 쌍계사 탑전에서 겨울 한 철 함께 안거했던 수연 스님과의 눈물겨운 인연, 법정 스님이 생전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불일암과 강원도 산골 오두막 시절의 이야기는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잘 보여준다. 또 김수환 추기경과의 일화, 이해인 수녀와 주고받은 편지 등을 소개해 종교에 구애되지 않는 우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렇듯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솜씨 좋게 소설 속에 버무려낸다. 법정 스님의 여러 수필집에 담긴 메시지가 소설 곳곳에 녹아있다. 일상 그 자체가 선이었던 법정 스님의 진면모를 마주할 수 있는 기쁨이 크다. 1만5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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