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용타 스님 설법 노하우 ②
38. 용타 스님 설법 노하우 ②
  • 박상건 교수
  • 승인 2016.10.25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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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어휘에 철학적 지혜로 감동 이끌어

용타 스님은 기도의 원리를 기전향(起轉向)으로 설명했다. 사랑의 에너지를 끌어 올려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곧 행복해진다는 뜻이다. 기도의 중심은 일체유심조이다. 내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마음 쓰니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행복노트’ 66~68쪽). 공자의 제자인 증자 역시 자기성찰의 수양을 강조했는데 ‘대학’에서 ‘심광체반(心廣體胖)’이라고 표현했다. 마음이 너그러우면 몸이 편안하다는 뜻이다. 채근담에서도 “행복은 번잡한 일이 없고 아무 사고 없이 평온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의 행복론에는 이런 동서양의 열린 사유가 녹아있다. 이 행복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집착을 최소화 하라고 말한다. ‘불교 행복론’과 교통한다. 이를 ‘소유지족(小欲知足)의 행복론’이라고 명명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개념 지은 후 그에 맞는 표현
표현은 명료하고 적절하게


스님은 “인생은 사실학이 아니라 해석학”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것과 교통하는 법보의 경이로움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행복마중물은 물을 펌프질하듯 내 속의 행복한 기운을 끌어 올리는 조건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부정적 에너지를 버리고 긍정적 의식을 갈무리해놓자는 것입니다. 행복의 마중물이 되도록. 어떤 가치관을 갖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것입니다(97~98쪽). 이처럼 마중물, 펌프질에 대해 개념을 지은 후 그 기구의 원리를 통해 물의 의식과 마음의 샘물을 행복에너지로 끌어올리자는 표현, 생명력 넘치는 문장은 비유대상과 의미가 동일성을 확보하면서 정서적 충격을 확장한다. 대중어휘에 철학적 지혜를 버무려 더 감칠맛이 난다.

이 연재물 초기부터 설법은 칼럼의 일종이라고 규정했었다. 칼럼은 문제제기를 통해 자기주장을 편다. 주장을 펴는 방식 중 조작적 정의를 내리는데, 주장을 부각하는 주제(개념)를 통해 스토리를 전개한다. 스님의 스토리 전개방식은 이런 글쓰기 원리에 따른다. 이를테면, “초월, 이것이 인류사의 궁극적인 작업이다. 그것이 해탈이고 구원이다”(91쪽), “공(空)철학, 전 인류에게 던져주는 최고, 최귀의 선물이다”(91쪽) 등이 그런 사례다. 다시, “천하를 있음이라고 여기는 한 완전한 자유는 없다. 탁 트인 자유, 그 상태가 초월이고 해탈”이라는 보증구성을 한다. 그리고 ‘없음도 없다’는 불교철학으로 연결돼 ‘초월 행복론’이라는 명제를 만든다. 이러한 논리전개는 난해한 불경을 대중화법으로써 설득력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대안이다. 스님은 부처 예수 공자 노자 장자 등 종교색깔을 내려놓기 위해, 성인과 현자라는 표현 대신 ‘지인(至人)’이라는 단어로 사용했다. ‘지인3박자’는 이런 것이다. “행복하면 웃음이 나오지요. 그런데 나는 행복하지 않아, 그러면 행동으로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고 선언을 하다 보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성자의 인격 핵심의 특색은 나 없다 하는 무아(無我)입니다. 마찬가지로 행동주의로 접근하여 나 없다, 나 없다, 나 없다, 하고 선언하다 보면, 점점 내가 없는 쪽으로, 무아 쪽으로, 내 인격 관념의 흐름이 그쪽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220쪽). 그러니 행복 하고 싶거든, 지인 3박자를 생활 속에서 실습해보란다. “지인인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나 없다, 나 없다, 나 없다”라고. 우리 마음속은 복잡할 것 같지만 머리 마음과 가슴 마음으로 두 축인데, 가슴과 뜻은 세상과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어 한다는 것. 감정은 표현할 때 정화되고, 뜻은 표현하면 진화한다는 것. 뜻이 진화하고 표현할 때 성숙한다는 것. 그 표현은 명료하고 간단하고 적절해야 한다는 것. 물론 비표현이 최고인 시간에는 입과 몸짓으로 표현하면 적절성이 떨어지니, 침묵을 지키고 표현해야 할 때 깨어있는 마음으로 표현하라는 것이다. 증일아함경에서도 “말할 때 말하고 침묵할 때 침묵할 줄 알아야 마음의 평온을 얻고 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세상 살면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스님의 설법은 그런 번뇌를 털고 행복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생활밀착형 스토리텔링의 사례이다.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64호 / 2016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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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 2016-10-30 11:35:58
요즘 정말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법보신문 박상건 교수님 설법 글이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